두산인프라코어가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는 모회사를 지원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앞으로도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까?

24일 두산인프라코어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400억 원 회사채 수요예측에 조달 예정금액의 3배인 1200억 원이 몰린 것은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한 두산인프라코어의 성장성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지원 우려에도 자금조달 순항

▲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


두산인프라코어는 23일 2년물 무보증사채 모집금액을 애초 계획보다 300억 원 늘어난 700억 원으로 확정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4년 2월 이후 4년 만인 2018년 6월부터 회사채 공모시장에 복귀했는데 이후 1년 동안 5번 연속으로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며 모두 3400억 원을 조달했다.

두산건설의 대규모 손실이 두산중공업 등 그룹 전반의 유동성 우려로 번지는 상황에서 두산인프라코어도 모회사인 두산중공업과 관련한 재무부담을 지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두산인프라코어의 향후 수익 창출 가능성에 더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글로벌 건설기계시장 침체로 경영난을 겪었던 2015년 이후 실적을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2015년 연결기준으로 순손실 8600억 원을 냈지만 2016년 순이익 110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순이익을 각각 3천억 원, 4천억 원씩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순차입금은 2015년 연결기준 5조 원에서 2019년 3월 기준 3조 원까지 감소하는 등 재무구조도 좋아졌다.

좋은 흐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무역 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중국 건설기계시장의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 등 부정적 요소에도 두산인프라코어는 북미 건설기계 수요 기반과 엔진부문의 이익 확대 등으로 양호한 영업실적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에 지원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계열사 지원 가능성을 두산인프라코어의 잠재적 재무부담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에 더해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법인의 재무적투자자들과 진행하고 있는 소송의 결과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에 최대 7천억 원의 손실을 입힐 수 있다는 전망도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나온다. 

IMMPE와 하나금융투자PE, 미래에셋자산운용PE 등 두산인프라코어 등 중국 법인의 재무적투자자들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 법인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보장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2015년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두산중공업 지원방법으로 배당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이 36%에 불과해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법인 소송을 놓고 "소송결과에 따라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중국 법인 지분을 되사오게 되더라도 7천억 원 손실이라는 증권업계 전망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채 이자도 낮추고 만기도 늘리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양적, 질적 측면에서 더욱 변화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8조3천억 원, 영업이익 880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2018년보다 매출은 7%, 영업이익은 4%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