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트랜시스가 글로벌 부품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길을 찾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계열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차세대 시트와 전동화 파워트레인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키워왔는데 제품 개발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현대트랜시스, 현대차 기아차 의존 줄일 부품 개발 길을 닦다

▲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대표이사 사장.


24일 현대트랜시스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는 사업의 양대축인 시트와 파워트레인부문에서 고객기업을 확대하기 위한 제품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현재 2세대 자율주행 시트를 하반기에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16년 자율주행 시트 개발에 처음 착수한 지 약 4년 만에, 1세대 자율주행 콘셉트 시트를 선보인지 약 1년 반 만에 2세대 시트까지 양산까지 눈앞에 뒀다.

1세대 자율주행 콘셉트 시트에 기반한 양산형 모델을 최근 공개했는데 2세대 시트까지 올해 안에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서 차세대 시트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기술이 빠르게 진보하면서 자율주행차 등장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에 맞춘 제품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트랜시스가 양산할 2세대 자율주행 시트는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콤팩트 전기차를 겨냥해 개발됐다. 현대트렌시스는 향후 현대기아차가 아닌 해외 완성차기업에게도 이를 공급할 수 있도록 꾸준히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전기차용 시트에서는 이미 해외 유망기업을 고객기업으로 유치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최근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리비안에 2020년부터 8년 동안 시트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리비안은 글로벌 선두 전기차기업인 테슬라에 버금갈 잠재력을 지닌 기업으로 꼽힌다. 2018년 미국 LA오토쇼에서 전기픽업트럭 R1T를 선보였는데 페라리의 슈퍼카를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주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현대트랜시스는 리비안에게서 수주한 시트 공급계약을 계기로 앞으로 여러 전기차기업들도 고객사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파워트레인부문에서도 고객기업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최근 중국의 대표적 전기차기업 비야디(BYD)와 ‘미래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비야디는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와 비슷한 수준을 달성하며 전기차시장에서 안정적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비야디와의 협력을 통해 향후 중국에 진출한 여러 글로벌 전기차기업에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트랜시스가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현대기아차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해외 완성차기업을 대상으로 한 제품 개발과 수주 활동, 전략적 협업 등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트랜시스는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이 합병되면서 올해 초에 출범했다. 출범 당시 2022년까지 매출 1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현대차그룹 계열사 의존도가 높아 약점으로 지적됐다.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의 최근 3년 내부거래 비중은 모두 90% 이상이다.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의 지난해 합산매출이 7조 원을 소폭 웃돌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해외기업을 고객으로 두지 않으면 목표 달성이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트랜시스가 해외 완성차기업의 비중을 늘리려면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 출시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최근 일련의 움직임들은 모두 미래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들로 볼 수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23일 동탄시트연구센터 본사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비전 공감토크를 열고 새 비전 ‘미래 모빌리티 혁신의 창조적 리더’를 선포했다.

현대트랜시스는 이 자리에서 2022년까지 글로벌 완성차에 판매 비중을 22% 수준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세웠으며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 확보 △경영 효율성 제고 및 가치창출 △글로벌 판매 확대를 통한 성장을 3대 발전전략으로 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