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구속될 위기에 몰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데 김 사장의 경영공백까지 발생한다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김태한 구속 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도 뿌리째 흔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2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이 24일에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해외수주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에 시선이 몰린다.

김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와 관련한 증거인멸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법조계는 김 사장의 구속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본다.

검찰이 이미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고 혐의가 ‘증거인멸 교사’인 만큼 ‘증거인멸 염려’ 등 구속 필요성이 인정될 공산이 크다고 본다.  

김 사장은 삼성그룹 바이오사업의 뿌리를 다진 인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1년 설립됐을 때부터 회사를 이끌어왔다. 따라서 김 사장의 공백을 대체할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김 사장이 구속을 피한다고 하더라도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올해 초만 해도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하며 신규 수주 확대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는데 당분간은 분식회계 의혹 대응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수사로 분식회계 의혹이 확산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해외수주도 불안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으로부터 의약품 위탁생산(CMO)을 수주해 매출을 내는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윤리강령(코드 오브 컨덕트)’를 만들고 이를 준수하는 한편 거래 상대방에도 이를 요구한다.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정기적으로 파트너사를 방문해 윤리강령을 준수하는지를 조사하고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면 개선을 요구하거나 계약을 파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회계 신뢰도가 매우 중요해 이번 사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주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반기에는 증권선물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행정소송 1심 결과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만약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행정소송에서 패소한다면 문제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36만L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아직까지 가동률은 낮은 편이다. 올해 1분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가동률은 1공장이 30% 초반, 2공장이 50%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반기부터는 3공장에서 생산하는 의약품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데 수주물량을 대폭 늘리지 못한다면 고정비 부담이 커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실적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이익이 2017년보다 15.6% 줄어든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23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3공장 가동 본격화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2공장의 정기 유지보수비용 증가 등의 영향도 있었지만 분식회계 관련 법률자문 수수료가 증가한 것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김앤장 변호사 8~9명을 동원하면서 수십억 원의 자문비용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서금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반기에 1, 2공장 정기보수로 가동률이 하락하고 3공장의 감가상각비 등의 고정비 부담으로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2, 3공장의 가동률 상승이 기대되지만 상장과 관련된 검찰의 기소 등 불확실성이 잔존한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