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3기 신도시 개발의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

변 사장이 대규모 신도시 개발사업에서 어떤 역량을 보여줄지 시선이 몰린다.
 
[오늘Who] 변창흠, 3기 신도시에서 토지주택공사 역량 보일 때

▲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토지주택공사는 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3차 발표지구 두 곳에서 모두 사업시행자로 참여한다.

3만8천 호 규모의 고양 창릉지구는 고양도시관리공사와 함께, 2만 호 규모의 부천 대장지구는 부천도시공사와 함께 사업을 추진한다.

이 외에도 안산 장상, 안산 신길2, 수원 당수2 등 중규모 택지 조성과 대방동 군부지, 성남 공영주차장 등 도심형 주택 공급에도 참여한다.

국토교통부가 이번에 발표한 공급계획 11만 호 가운데 토지주택공사는 4분의 3이 넘는 8만 호 이상의 공급을 맡는다. 그만큼 토지주택공사의 역할은 중요하다.

토지주택공사는 앞서 발표된 3기 신도시 4곳인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과천 과천의 사업시행을 맡았다. 현재까지 모든 대규모 신도시의 사업시행자로 참여하고 있다.

새로 토지주택공사 사장에 오른 변창흠 사장 역시 3기 신도시 사업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변 사장은 취임하면서 주거복지로드맵과 도시재생뉴딜 사업 외에 주요 정책과제로 3기 신도시를 언급하며 차질없는 수행을 위해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주거복지와 도시재생은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시절에도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사업이다. 이와 비교하면 3기 신도시는 새로 주어진 과제로 토지주택공사 사장으로서 변 사장의 역량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토지주택공사는 2018년 12월 3기 신도시 입지가 발표된 후 3기 신도시를 공공성을 강화한 스마트시티로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변 사장은 이런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그만의 색채를 더해 새로운 3기 신도시 조성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기 신도시사업 추진은 안팎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다. 변 사장과 토지주택공사만의 힘으로는 해결해 나가기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

가장 큰 것은 광역교통대책이다. 정부는 서울 도심권에 30분 내에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기조 아래 3기 신도시를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 광역교통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3기 신도시는 1~2기 신도시보다 서울에 가까이 위치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충분한 광역교통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대책으로서 3기 신도시의 기능은 반쪽에 그칠 수 있다.

일단 정부는 4월30일 열린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선(先)교통 후(後)개발 원칙에 따라 올해 안에 광역교통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3기 신도시의 성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변 사장도 대책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을 설득해야 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다. 토지주택공사는 4월 말 3기 신도시 지역주민 설명회를 진행하려 했으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협의 끝에 설명회를 5월로 연기했다.

4월25일 열린 과천지역 설명회는 주민들의 저지로 파행됐다. 3기 신도시 추진에서 주민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일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변 사장은 취임사에서 도시 건설과 주택 공급을 넘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주거복지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시재생도 주민들의 삶의 변화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신도시 개발에서도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려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 변 사장의 정무적 능력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변 사장은 박원순 서울시장 아래서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을 지냈고 당시 서울연구원장이던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도 손발을 맞춰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