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우리은행과 협력으로 롯데카드 인수전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당장 롯데카드의 인수뿐만 아니라 인수 뒤 이익실현 과정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MBK파트너스, 우리은행과 손잡아 롯데카드 인수후보로 급부상

▲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30일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에 우리은행과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력한 인수 후보로 급부상했다.

본입찰 전까지만 하더라도 롯데카드의 유력한 인수후보로는 한화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이 거론됐었다.

한화그룹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업계의 전망은 하나금융그룹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하나금융그룹 외에 본입찰에 참여한 MBK파트너스나 한앤컴퍼니 모두 사모펀드인 재무적 투자자(FI)라 인수가 결정돼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지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우리은행과 손을 잡으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관련된 약점이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MBK파트너스는 롯데그룹, 우리은행 등 당사자의 이해관계와 인수 뒤 재매각 상황까지 고려해 롯데카드 인수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인수 뒤 지분 구조를 MBK파트너스 60%, 우리은행 20%, 롯데그룹 20%로 잡았다. 이대로 지분구조가 정리되면 MBK파트너스가 이익 실현을 위해 롯데카드를 재매각할 때 우리은행과 롯데그룹 모두에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롯데그룹은 금산분리 규제로 일단 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를 매각하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된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가 도입되면 다시 금융 계열사를 사들이는 상황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을 전량 매각하지 않고 롯데카드와 인수자의 시너지를 매각조건으로 언급하는 것이 그 근거로 제시된다.

따라서 롯데카드를 인수했을 때 하나카드와 합병시킬 가능성이 큰 하나금융그룹보다 언젠가는 롯데카드를 되팔 것이 확실한 MBK파트너스가 롯데그룹으로서는 더 나은 선택지일 수 있다.

우리은행이 “이번 지분 참여는 인수금융 주선으로 롯데카드 인수와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다”며 롯데카드 인수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도 롯데그룹의 의중을 고려한 것일 수 있다.

우리은행으로서도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은 것이 손해 보는 선택은 아니다.

우리은행은 올해가 지주사 전환 첫해라 자본위험도 평가와 관련해 표준등급법을 적용받고 있어 인수합병에 자금을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서는 롯데카드가 한동안 카드업계에서 다시 나오기 어려운 매물인 만큼 우리은행이 일단 MBK파트너스를 통해 인수 가능성을 확보한 뒤 내부등급법을 적용받을 수 있는 2020년 이후 본격적으로 롯데카드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롯데카드의 인수까지 염두에 두고 지분투자 형식으로 참여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MBK파트너스와 롯데손해보험 인수에서도 손잡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롯데손보 인수 참여에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으나 MBK파트너스와 협의를 통해 인수금융을 제공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