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공을 들인 투자금융부문이 순이익 증가의 견인차 노릇을 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투자금융부문에 전문가를 영입하고 내부 경쟁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투자금융부문 강화에 힘을 쏟았는데 1분기부터 순이익의 대폭 성장이라는 성과로 돌려받았다.
  
하나금융지주 효자된 하나금융투자, 이진국 투자금융 강화 성과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30일 하나금융지주 실적자료를 종합하면 하나금융투자가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등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투자의 1분기 순이익은 62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캐피탈(245억 원)과 하나카드(182억 원), 하나생명(70억 원)을 모두 큰 폭으로 제쳤다.

2016년까지만 해도 하나금융투자의 순이익은 866억 원 정도로 하나캐피탈(806억 원), 하나카드(756억 원) 등과 수익 규모가 비슷했지만 꾸준히 실적 성장을 이뤄내며 격차를 점차 벌리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2017년 순이익 1463억 원, 2018년 1521억 원 등을 내며 지속적으로 순이익 규모를 키워왔다. 

이 사장이 2016년 부임한 뒤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을 꾸준히 늘리는 한편 투자금융 위주로 조직을 개편하며 이 부문의 역량을 키운 덕분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두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해 2017년 1조9천억 원에 머무르던 자기자본을 3조2천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자기자본 규모를 늘리면 이를 활용해 부동산과 대체투자 등에 공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어 투자금융부문에서 거래를 따내는 데 유리해진다.

또 지난해 해외 투자금융 관련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고 글로벌사업본부, 부동산금융본부, 투자금융1본부, 투자금융2본부 등의 업무영역 구분을 없애 완전경쟁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글로벌사업본부가 국내 대형 오피스빌딩에 투자한다거나 부동산금융본부가 해외빌딩 인수, 인프라 투자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해 투자채널을 다각화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3100억 원 규모의 아부다비 민관합작투자, 3600억 원 규모의 영국 바이오매스발전소 등 굵직한 투자금융 거래를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가 1분기 ‘깜짝실적’을 낸 데는 투자금융(IB)부문 수수료와 채권 평가이익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훈 하나금융지주 경영관리그룹장 부사장은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하나금융투자가 투자금융 부문에서 최근 수년 내에 가장 좋은 성과를 내며 수수료가 늘었다”며 “1분기에 두 세 개 큰 거래가 몰린 데다 보유채권의 평가이익도 늘어나 1분기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5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실적 증가를 이어갈 수 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면 투자금융의 핵심사업인 기업신용공여와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사업에 뛰어들 수 있어 수익기반을 늘릴 수 있다.

프라임 브로커리지서비스는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신용공여, 증권대차, 자문, 리서치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최근 헤지펀드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 하나금융투자의 실적 성장세가 돋보이고 있다”며 “하나금융지주의 자금지원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꾸준히 늘릴 여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