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세먼지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정부의 미세먼지 절감대책에 동참하기 위해 포스코는 1조 원, 현대제철은 5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미세먼지 주범' 오명 벗기 위해 대규모 투자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


7일 업계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철강회사들을 향한 눈초리가 따가워졌다.

환경부가 전국 626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2018년 가장 많은 오염물질이 발생한 사업장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로 지목됐다. 

당진제철소는 지난해 전국 배출량의 11.79%인 2만3291톤의 오염물질을 내뿜었다. 그 전년보다 배출량이 6.6% 증가하면서 남동발전 삼천포본부를 제쳤다.

포스코 역시 광양제철소의 배출량이 1만9668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1만7341톤으로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당진환경운동연합은 최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앞에서 ‘특단의 대첵을 수립하라’고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당진제철소 조강생산량은 포스코 포항제철소나 광양제철소보다 적은데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오히려 많다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2010년 당진제철소 1·2고로를 가동하고 2013년에 3고로를 준공한 데 이어 2015년에는 현대하이코스를 합병해 특수강공장을 준공하는 등 빠르게 성장해왔다. 거의 매년 새로운 설비를 가동한 셈인데 증설 과정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도 2013년 1만1230톤에서 지난해 2배가 넘게 뛰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기업 규모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증가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미세먼지가 국가적 관심사인 만큼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2021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지금의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대기오염 방지시설 개선 및 비산먼지 환경 개선에 모두 5300억 원을 투자한다.

대기오염물질 배출 감소를 위해 저질소 무연탄 사용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집진설비 효율도 높이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이미 제철소 건설 과정에서 밀폐형 원료저장소와 집진기 등에 1조 8천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그 뒤에도1500억 원을 추가로 썼는데 이번 투자를 합치면 총 2조4700억 원가량을 환경 개선에 들이게 된다.

포스코 역시 3년 동안 친환경설비를 구축하는 데 1조700억 원을 쓰기로 했다. 이는 포스코가 지금까지 리튬사업에 투자한 돈 3600억 원의 3배에 이른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기업시민 포스코’로서 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환경 개선에 관한 압박도 더 크게 다가온 것으로 여겨진다.

포스코는 발전설비 21기 가운데 오래된 부생가스 발전설비 6기를 2021년까지 폐쇄하고 최신 기술이 적용된 발전설비를 세운다. 현재 이를 대비한 환경영향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12월 착공한다.

포스코는 미세먼지와 철강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를 줄이는 데도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현재 먼지가 흩날리는 것을 방지하는 밀폐식 구조물인 사일로(Silo) 등 179만 톤 규모의 옥내 저장시설 33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2020년까지 40만 톤 규모의 사일로 8기 등 옥내 저장시설 10기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특히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배출량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2022년까지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을 35%가량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토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