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한국 음악 서비스시장에서 ‘멜론’의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18일 음원 서비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기업 ‘스포티파이’가 한국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 '멜론', 삼성전자 등에 업은 스포티파이 한국 진출에 초긴장

▲ 여민수(왼쪽) 조수용 카카오 공동 대표이사.


업계는 스포티파이라는 거대한 경쟁자의 등장이 이미 경쟁이 치열한 한국 음악 서비스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음악 서비스시장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2019년 1월 기준으로 음악 서비스시장 점유율이 44.9%에 이르는 1위 사업자다.

하지만 KT가 1대 주주로 있는 ‘지니뮤직’과 SK텔레콤의 ‘플로’가 각각 22.3%, 17.3%로 그 뒤를 무서운 기세로 추격하고 있는 데다 네이버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음악 플랫폼 ‘바이브’를 앞세워 음악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경쟁자의 시장 진입에도 대비해야 하게 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특별히 다른 사업전략을 세운다기보다 멜론과 카카오톡, 멜론과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공동체의 결합과 연결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카카오는 2019년 상반기 멜론과 카카오톡의 결합을 통해 이용자들이 카카오톡 안에서 더욱 편리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한층 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멜론 이용권을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면 할인혜택을 주고 멜론 정기결제 고객에게 카카오톡 이모티콘 등을 제공하는 등 서비스 혜택을 늘리고 있다.

또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 안에서 멜론의 음악을 곧바로 감상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용자 접근성이 좋은 카카오의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멜론에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파이는 삼성전자의 협력사인 만큼 한국 디지털 음원 생태계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티파이가 한국시장에 진출하면 삼성전자의 한국 제품들에도 스포티파이 애플리케이션(앱)이 기본으로 탑재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는 2018년 8월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스마트티비, 인공지능(AI) 스피커, 스마트워치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70여개 국가에서 출시된 고급 스마트폰 ‘갤럭시S10’ 시리즈는 물론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와 중저가폰인 ‘갤럭시A’ 시리즈 등 제품에 스포티파이 앱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에도 스포티파이의 서비스를 통합하기로 했다.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놓고 “삼성전자는 모든 기기를 만든다”며 “이번 제휴를 통해 스마트폰, TV, 태블릿, 스피커, 갤럭시워치 등 삼성전자가 만드는 다양한 기기에서 끊임없이 스포티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다.

스포티파이는 소니뮤직, EMI, 워너 뮤직 그룹, 유니버설 등과 제휴해 광고를 들으면 고품질 음원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무료 사용자도 어느 음악을 듣든 끝까지 무료로 들을 수 있다. 다만 데스크톱에서는 한 달에 15시간까지 자유롭게 음악을 선택해 들을 수 있지만 모바일에서는 무작위 재생만 가능하다.

멜론은 정기결제 고객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무제한 듣기가 가능한 ‘스트리밍 플러스’ 이용권을 1만900원, 휴대폰과 태블릿에서만 이용 가능한 ‘모바일 스트리밍 클럽’ 이용권은 6900원, 휴대폰과 태블릿, PC에서 이용 가능한 ‘스트리밍 클럽’은 7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2008년 스웨덴을 시작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3년 홍콩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일본 등 아시아시장에도 진출했고 2018년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스포티파이는 기존 음악서비스회사들이 음원 내려받기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할 때 음원 스트리밍서비스에 집중해 글로벌 1위 음악 스트리밍기업으로 성장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스포티파이 전체 가입자 수는 2억7천만 명, 유료 가입자 수는 9600만 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팟캐스트 제작·유통기업 ‘김릿’과 ‘앵커’ 등의 인수를 진행하며 차별화된 독점적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이에 더해 2019년 2월 인도에 진출하는 등 서비스 지역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2월26일 인도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뒤 1주일도 채 안 돼 방문자 수가 100만 명이 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