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벤처투자가 기업공개에서 흥행하면서 다른 벤처캐피탈회사들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으로 보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8일 이틀 동안 진행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마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상장공모 성공, 벤처캐피탈회사 '타산지석' 되나

▲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공모가격 희망범위를 3700~4500원으로 제시했는데 희망범위 상단에 주문이 몰리면서 최종 공모가격을 4500원으로 결정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441대 1을 보였다.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상장으로 벤처캐피탈업계를 향한 우려를 불식하고 다른 벤처캐피탈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많은 투자자가 적극적 투자로 공감해줘 기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를 향한 시장의 반응은 지난해 말 상장한 벤처캐피탈 회사들이 수요예측 때 겪은 싸늘한 반응과는 다른 모습이다

대형 벤처캐피탈 회사로 크게 주목받던 나우아이비캐피탈과 아주IB투자는 지난해 말 상장했는데 최종 공모가격이 희망범위를 크게 밑도는 가격으로 정해졌다.

벤처캐피탈 회사들이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는 이유로는 벤처캐피탈 출범을 위한 자본금 요건이 20억 원으로 낮아짐에 따라 경쟁 심화가 우려되고 벤처캐피탈에 자금을 넣은 출자자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투자 관련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다는 점 등이 꼽혀왔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배당성향을 25%로 높게 유지하고 정보공개에 힘쓰겠다는 방안을 내놨는데 이 점이 수요예측 때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를 통해 해외 투자기회를 얻고 운용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관리보수 및 성과보수 이외에도 고유계정 투자를 병행한다는 점 등을 내세우며 올해 사모펀드 운용자산을 4천억 원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투자자들에게 발표했다. 

서혜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높은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배당성향 25%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에셋그룹의 배당성향이 30%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상장된 벤처캐피탈의 대부분이 다른 법인 출자현황을 비롯한 투자 관련 정보를 공시하고 있지 않는 반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투자자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투자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관계자는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자산 1천억 원 이상이므로 타법인 출자현황 공시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차원에서도 투자 관련 공시를 상세하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사례는 상장을 고려하고 있는 네오플럭스, KTB네트워크 등 다른 벤처캐피탈회사들에게 기업공개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네오플럭스와 KTB네트워크는 각각 2018년 10월과 11월에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지만 시장 반응 탓에 상장을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뒤 아직 6개월이 지나지 않아 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미래에셋벤처투자와 같은 대안을 제시해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지난해 상장할 때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낸 벤처캐피탈들의 주가가 상장 이후 계속 부진함에 따라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요예측 경쟁률 700 대 1을 훌쩍 뛰어넘은 린드먼아시아와 SV인베스트먼트는 상장 초반 공모가격을 훨씬 웃도는 주가가 형성됐지만 금세 하락세를 타 지금은 공모가격보다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성공적으로 상장해서 벤처캐피탈업계를 향한 시장의 반응이 개선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상장을 고려하고 있는 벤처캐피탈회사들이 이를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