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곤 에이치엘비 대표이사 회장이 신약 개발을 위한 마지막 관문만을 남겨뒀다.

진 회장은 '한국산 글로벌 블록버스터(매출 1조 원) 1호' 신약을 만든다는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 
 
[오늘Who] 진양곤, 에이치엘비 표적항암제 마지막 관문 앞에 서다

▲ 진양곤 에이치엘비 대표이사 회장.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20일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은 이미 미국, 유럽, 한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며 “따라서 미국 등에 시판허가 신청을 하면 우선 심사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심사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치엘비는 현재 자회사 LSK바이오파마를 통해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위암 3차요법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13일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의 1차 목표인 전체생존기간(OS) 분석에 필요한 환자 수 459명을 충족해 투약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 12월 첫 임상3상 환자를 등록한 지 약 1년 만에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진 회장은 올해 2분기에 리보세라닙 임상3상을 끝내고 하반기에 국내, 미국, 유럽에 품목허가(NDA)를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병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약이 완료된 리보세라닙의 임상3상은 추적관찰이 4월에 끝나 6~7월이면 품목허가(NDA) 신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리보세라닙은 한국산 글로벌 블록버스터 1호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약 개발 기대감에 힘입어 에이치엘비 주가도 최근 한 달 동안 30% 가까이 뛰었다. 20일 에이치엘비 주가는 전날보다 0.93%(800원) 오른 8만6900원에 장을 마쳤다.

진 회장은 원래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바이오사업과 무관한 길을 걸었다. 바이오사업에 뛰어든 것은 2009년 표적항암제를 개발하던 신약 개발회사 LSK바이오팜을 인수하면서부터다.

10년 동안 신약 개발을 추진하며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진 회장이 “신약의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한지 알았더라면 바이오에 투자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을 정도다.

에이치엘비의 본업인 구명정 건조 등 복합소재사업이 악화하면서 진 회장이 바이오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비판하는 주주들도 많았다. 에이치엘비는 2017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계속되는 적자로 진 회장은 올해 1월 운영자금 마련 위해 200억 원의 전환사채(CB) 발행했다. 또 지난해에는 대규모 유상증자설, 대주주 지분 매각설, 임상환자 사망설이 동시 다발적으로 유포돼 주가가 급락하는 등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기도 했다.

진 회장은 사실상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3상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셈이다.

바이오업계에서는 리보세라닙이 임상3상을 무난히 통과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리보세라닙이 이미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을 만큼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리보세라닙의 중국 판권을 산 제약회사 헝루이는 2014년 중국 식약청(C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아 리보세라닙을 판매하고 있다. 헝루이는 2018년 리보세라닙으로 3천억 원 이상을 매출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