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캐피탈이 KDB산업은행의 혁신기업 지원 확대에서 첨병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매각 무산이라는 위기를 겪으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었지만 이제는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확대에 맞춰 기업금융 전문회사로 도약할 기회를 잡게 됐다.
 
산은캐피탈, 매각 무산 위기 딛고 산업은행 정책금융 첨병으로

▲ 김영모 산은캐피탈 대표이사.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캐피탈은 지난해 매각작업이 사실상 중단된 뒤 안정으로 수익을 내며 알짜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산업은행은 2015년 11월부터 2016년 초까지 산은캐피탈을 팔려고 시도했지만 두 차례나 무산됐다. 산업은행은 산은캐피탈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산은캐피탈 몸값으로 7천억 원 이상을 원했지만 시장에서 그 가격에서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산은캐피탈이 산업은행과 관계가 끊어지면 연계영업이 약화되고 신용등급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산은캐피탈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2017년 초에 산은캐피탈 매각을 중단하고 산은캐피탈의 기업가치를 높여 다시 시장에 내놓기로 전략을 바꿨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혁신성장’을 앞세워 정부 정책을 지원하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산은캐피탈이 알짜 기업금융 전문회사로 도약할 기회까지 맞이하게 됐다. 

산업은행은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출자하게 된 회사들의 관리와 매각작업 등을 맡을 자회사를 세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구조조정 업무를 자회사로 넘기고 산업은행은 혁신기업 지원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캐피탈과 KB캐피탈, JB우리캐피탈 등이 자동차금융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치는 것과 달리 산은캐피탈은 중소기업 대출과 사모펀드(PEF) 운영 등 기업 자금을 주로 다뤄온 곳이다.

산업은행의 정책 기능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을 역량을 갖춘 셈이다.

산은캐피탈이 사모펀드를 세워 중소기업과 혁신기업에 필요한 자금 공급 역할을 맡으면 산업은행의 ‘혁신성장’ 정책금융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산업은행이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키워나가는 혁신성장 정책금융의 큰 틀을 짜면 산은캐피탈을 여기에 투입될 자금 조성의 펀드를 결성하고 모펀드와 자펀드로 연결해 계속 확산하는 실질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산은캐피탈은 2016년 유암코, 이음프라이빗에쿼티(PE)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1천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만들기도 했다.

또 산업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성장지원펀드’에 앞으로 3년 동안 3천억 원을 출자해 투자업체 발굴 및 투자자금 공급도 진행하기로 했다. 

NICE신용평가는 “산은캐피탈은 기업여신, 자동차금융자산, 유가증권·신기술금융자산 등을 통해 다른 기업금융 캐피탈회사보다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의 자회사로서 정책금융 취급, 공동 투·융자 진행 등 원활한 사업 연계를 진행하며 우수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