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앞으로 출시하는 스마트폰 디자인을 접는(폴더블) 스마트폰과 화면을 말거나 늘릴 수 있는 스마트폰 등으로 적극 다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용 패널 공급을 책임지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와 협업을 강화해 새로운 형태의 차세대 디스플레이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접는 스마트폰으로 성장기회 넓혀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20일 삼성전자 공식 뉴스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디자인 변화가 앞으로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의 기능과 형태가 훨씬 다양해질 가능성이 높다.

김학상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뉴스룸에 기고문을 내고 "디스플레이 형태를 다양하게 바꿀 수 있는 롤러블과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스마트폰 디자인의 대대적 변화가 수년 안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롤러블은 종이처럼 둘둘 말 수 있는 형태, 스트레처블은 고무처럼 자유롭게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접는 형태의 폴더블 디스플레이보다 더욱 발전한 기술이다.

LCD 패널과 비교해 유연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다양한 형태 변화를 견딜 수 있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김 전무는 "사용자들은 점점 큰 화면을 갖춘 스마트폰을 필요로 하지만 휴대성도 유지해야 한다"며 "삼성전자는 이런 고민의 결과로 접는 스마트폰 개발에 노력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화면을 접을 수 있는 형태의 첫 접는 스마트폰 출시를 올해 상반기로 예정하고 있다. 이르면 2월 말 갤럭시S10 출시 행사에서 처음으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접는 스마트폰 출시에 세계 대부분의 경쟁사보다 앞서나간 것은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긴밀한 협업이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약 10년 전부터 스마트폰용 올레드 패널을 개발하며 시장을 개척했고 그동안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중소형 올레드의 활용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접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역시 2011년에 시제품 형태로 처음 공개됐지만 실제 상용화 단계까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와 장기간 긴밀한 협업이 이어졌다.

김 전무가 상용화에 긍정적 태도를 보인 롤러블과 스트레처블 스마트폰 역시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사이에서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의 협업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기술 개발이나 출시 검토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의 접는 스마트폰은 당분간 시장에서 유일하게 높은 완성도와 내구성을 모두 갖춘 제품으로 주목받으며 소비자 수요를 대거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이어진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수요 정체를 극복하고 당분간 접는 스마트폰용 올레드를 앞세워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공산이 크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접는 스마트폰 출시는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사업에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열 것"이라며 "올레드 패널의 특징을 살려 소비자에 높은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접는 스마트폰으로 성장기회 넓혀

▲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패널 기반 제품 콘셉트 이미지.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스마트폰시장의 전반적 침체와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수요 둔화, LCD 패널의 가격 하락 등으로 실적 부진을 피하기 어려웠다.

장 연구원은 중소형 올레드가 스마트폰용 LCD 패널과 뚜렷한 차별점을 보이지 못한 점이 수요 부진으로 이어져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접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올레드 패널은 LCD와 확실하게 차별화할 수 있고 삼성디스플레이가 독보적 기술력을 갖춘 만큼 삼성전자를 포함한 고객사 수요를 당분간 독점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롤러블과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 출시계획을 구체화하면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사업의 성장 전망도 더욱 밝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무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다음 변화를 준비하는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접는 스마트폰은 이런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