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글로벌 직판체제로 바이오 수출 '고속도로' 도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4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올해 글로벌시장에서 직판 시스템 구축을 본격적으로 도전한다.

서 회장은 글로벌시장에서 직판 유통망(네트워크)을 구축하는 데 성공해 영업이익률을 높이고 다른 국내 제약사의 제품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겠다는 사업계획도 공개했다.

서정진, 셀트리온헬스케어 글로벌 직판체제 구축

서 회장은 4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글로벌 직판체제 구축에 본격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지난해 네덜란드 주재원이라는 직책으로 직접 세계 몇십 국의 영업 현장을 누비며 해외 제약 영업에 나서본 결과 직접 의약품 유통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픔었다"며 "7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직판체제 구축을 선언하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지난해 3분기부터 직판체제 구축을 위한 전초작업을 진행해왔다"며 "1년 동안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의 판매대행법인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미 미국, 유럽의 영국, 독일 등 8개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싱가포르, 브라질 등 총 20여 개 나라에 현지지사를 설립했다. 또한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등에 현지지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유럽에서 출시가 예상되는 피하주사형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부터 직접 판매하기로 했다. 기존 바이오시밀러 제품들도 올해 1월 파트너사들과 유통 재계약 협상에서 조건이 맞지 않으면 재계약을 하지 않고 7월부터 직판체제로 물량을 돌리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램시마SC가 피하주사형으로서 고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직판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존슨앤존슨은 램시마SC같은 피하주사형 제품을 개발하다 실패했다"며 "램시마SC는 남들이 실패한 것을 우리가 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램시마SC의 특허 출원 등록이 완료되면 2037년까지 특허권을 보호받을 것"이라며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인 휴미라와 경쟁할 수 있는 바이오의약품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기존 파트너사들과 계약이 틀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파트너사들에게 공급하는 물량을 미리 조절해 놓았다고 했다.

서 회장은 직판체제로 영업이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셀트리온 해외판매 파트너사들은 제품 판매가격의 평균 40% 전후의 수수료를 떼가고 있다.

서 회장은 "직판체제로 판매하는 비용을 계산해 보니 판매가격의 15%~20%수준"이라며 "우리 직원들이 이제 시장 파악이 되어 있고 병의원 관계자들과 친분관계도 다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판 효과는 올해 하반기부터 헬스케어 영업이익률이 호전되는 효과로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2020년에는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정진, '해외진출 고속도로' 건설에 성공할까

서 회장은 글로벌 유통망을 구축한 이후 직접 유통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모델을 통해 개발부터 생산, 유통, 판매에 이르는 기능을 모두 갖춘 글로벌 종합 바이오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특히 셀트리온의 직판체제 구축이 국내 제약업계에 글로벌시장으로 나가는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 규모는 1425조 원인데 이 가운데 합성의약품 시장규모가 1천조 원, 1세대 바이오의약품인 185조 원, 2세대 항체 바이오의약품이 165조 원, 백신 75조 원 등이라고 서 회장은 봤다.

그는 "셀트리온이 직판체제 구축에 성공하면 1400조 원 시장이 우리나라에 가까이 오는 고속도로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직판체제가 구축되면 셀트리온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제약사들의 의약품도 판매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서 회장은 "직판체제가 완성만 되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우리 제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다른 회사 제품도 팔수 있다"며 "다른 곳은 수수료를 40%받는데 우리는 25% 받는다고 하면 국내 제약기업들이 해외에 나갈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제약이 합성의약품 수출에 성공하면서 다른 국내 제약사들도 셀트리온제약을 따라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서 회장은 평가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에이즈치료제 '테믹시스'가 허가를 받았고 유엔 산하 국제조달기관으로부터 현재 개발 중인 제품을 포함한 6개 합성의약품의 장기공급계약자로 선정됐다.

서 회장은 "우리나라 제약사업은 내수용으로 성장해 규모가 10조 원밖에 안된다"며 "다른 기업들이 우리를 따라온다고 가정하면 1천조 원 규모의 시장이 우리나라 제약기업들에게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약바이오산업이 한국의 미래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 회장은 "한국의 가장 큰 자산은 한국인"이라며 "성실근면한 한국인의 장점을 살리면 제약바이오사업은 미래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 기업들은 이미 이 분야에서 잘하고 있다"며 "내 생각은 인도 기업도 하는데 우리가 못하겠느냐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