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이 새 성장동력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허 사장은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GS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꼽힌다. GSEPS에서 LNG사업으로 성과를 거둔 경험을 살려 자회사 GS파워의 LNG 열병합발전을 성공적으로 육성한다면 회장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도 있다.
 
허용수, GS에너지 맡아 LNG열병합발전 키워 성장동력 만든다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사장.


17일 업계에 따르면 GS에너지는 사업다각화 전략으로 추진하던 산업용가스사업 진출을 완전히 접었다.

GS에너지는 14일 독일 산업용가스 제조회사인 린데의 한국법인 린데코리아의 핵심자산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린데코리아 인수는 하영봉 전 GS에너지 대표가 새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추진해 온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다.

허 사장이 최근 실시된 GS그룹 연말 임원인사에서 GSEPS 대표이사 사장에서 GS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된 만큼 린데코리아 인수 포기는 허 사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허 사장이 산업용가스사업 대신 LNG 열병합발전에 힘을 실으려 한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허 사장은 GSEPS에서 LNG발전의 가능성을 확인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허 사장은 GSEPS 대표이사를 맡아 당진의 LNG 복합화력발전소 4호기(당진 4호기) 준공을 이끌었다. 당진 4호기는 2017년 7월 준공됐는데 GSEPS 전체 발전량의 62.7%를 차지하는 규모다.

GSEPS는 2016년 영업이익 708억 원을 냈는데 2017년에는 1135억 원으로 60.2% 늘었다. 이는 하반기만 운영한 당진 4호기가 거둔 성과에 힘입는다.

특히 GS에너지의 자회사인 보령LNG터미널을 통해 연료를 직접 수입하는 방법으로 LNG 도입가격을 한국가스공사로부터 공급받을 때보다 절반 가량 낮춰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기도 했다.

허 사장은 GSEPS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LNG 열병합발전소를 늘리는 데 과감히 투자해 GS파워의 실적 성장세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GS파워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안양에 LNG 열병합발전소 안양 2호기를 짓고 있다. 안양 2호기 건설 계획은 1단계 계획인 안양 2-1호기와 2단계 계획인 안양 2-2호기 건설로 구성돼있다.

안양 2-1호기는 앞서 7월 건설을 마쳐 상업가동을 시작하자마자 3분기 실적에 곧바로 큰 보탬이 됐다.

GS파워는 지난 2년 동안 한 해 전력 생산량이 250만 메가와트시(MWh)를 밑돌았는데 안양 2-1호기가 상업가동을 시작한 효과로 3분기까지 누적 전력 생산량이 330만 메가와트시를 넘었다.

늘어난 생산량은 GS파워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228억 원을 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이미 뛰어넘었다. 2015년부터 영업이익이 계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허 사장은 LNG 열병합발전에 투자해 GS에너지의 다른 자회사들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GS파워가 LNG 열병합발전을 늘려가면 자회사 보령LNG터미널의 실적도 증가한다. GS파워의 LNG 열병합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는 GS에너지의 집단에너지 자회사 인천종합에너지를 통해 판매할 수 있다.

정부 정책도 허 사장의 LNG 열병합발전소 육성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은 국내 LNG발전설비를 2017년 37.4기가와트(GW)에서 2030년 44.3기가와트까지 늘리는 것을 뼈대로 한다.

허 사장은 LNG 열병합발전 육성과 함께 해외 자원 개발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GS에너지는 앞서 11월 도시가스 자회사인 해양도시가스와 서라벌도시가스의 지분 전량을 매각해 616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GS에너지 관계자는 “확보한 자금은 친환경발전과 해외 자원 개발에 투자하기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8월 에너지부문에 5년 동안 14조 원을 투자하기로 해 허 사장이 경영전략을 펼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