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선복량과 서비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유 사장은 2020년부터 도입되는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이용해 현대상선의 선복량을 늘리는 데 더해 정보통신 기술(IT)을 이용한 서비스 측면의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오늘Who] 유창근, 현대상선 선복량 격차를 IT기술로 메운다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


유 사장은 28일 열린 ‘현대상선 비전선포식’에서 2022년까지 100만 TEU 규모의 선복량을 확보하고 매출을 100억 달러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초대형 선박은 원양 컨테이너 선사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작은 선박으로 여러 차례 옮겨야 하는 화물을 한 번의 운송으로 끝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노선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대상선이 초대형 선박을 들여온다 하더라도 머스크, MSC, 코스코 등 글로벌 대형 선사와 선복량이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현재 세계 1위 원양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의 선복량 규모는 400만 TEU, 2위 선사인 MSC의 선복량 규모는 320만 TEU 수준이다. 

현대상선이 현재 발주한 선박을 모두 인도받는다면 85만 TEU정도의 선복량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현대상선의 선복량이 40만 TEU 수준이라는 것을 살피면 상당히 격차를 좁히는 것이긴 하지만 빠른 시간에 메울 수 있는 몸집의 차이는 아닌 셈이다.

유 사장은 몸집 격차를 일정 부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서비스부문의 강화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상선 서비스에 접목해 화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 하고 있다.

유 사장은 비전 선포식에서 “정보통신 기술로 무장해 오늘의 난관을 극복하고 앞으로의 영광을 함께 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흔히 해운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인식돼 있지만 해운업에서 첨단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이미 세계 주요 항만은 노동자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자동화 단계에 들어서있다. 4차산업혁명의 물결이 해운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화물을 배에 선적하고 내리는 것 뿐 아니라 운송 측면에서도 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냉동컨테이너의 온도 상황을 체크할 때 현재는 사람이 일일이 직접 확인하고 있지만 사물인터넷 기술을 여기에 접목한다면 편하게 사무실에 앉아서 냉동 컨테이너의 온도 관리를 일괄적으로 할 수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유 사장은 예전부터 정보통신 기술을 해운업에 접목해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큰 관심을 보였다”며 “회사 차원에서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정보통신 기술 개발을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