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베일 벗은 7세대 그랜저, 전통에 미래 디자인 입힌 플래그십 세단

▲ 14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실차 전시 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디 올 뉴 그랜저'.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7세대 그랜저는 전통을 계승하며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표현했다. 감성적 디자인과 섬세한 고객경험을 통해 프리미엄 세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 것이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 부사장이 최근 그랜저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디 올 뉴 그랜저(그랜저)'의 디자인을 공개하며 한 말이다. 이번에 공개된 신형 그랜저는 6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친 7세대 모델이다.

그랜저는 1986년 플래그십 세단으로 등장한 현대차의 최장수 모델 가운데 하나로 2017년부터 국내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볼륨 모델이기도 하다.

7세대 그랜저는 본격적 마케팅을 시작하기 전 사전계약 고객만 10만9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지난해 6세대 IG 그랜저의 연간 국내 판매량 8만9084대와 수출물량 4394대를 합친 9만3478대를 넘어서는 것이다.

7세대 그랜저가 사전계약의 뜨거운 반응을 이어가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최초로 공개된 그랜저 실제 차량을 직접 살펴봤다.

◆ 고급스럽고 웅장한 외관, 눈에 띄는 미래적 디자인

14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실차 전시 행사가 열렸다.

신형 그랜저는 완전변경 모델 답게 디자인에서 기존 모델과 확 달라진 모습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수평형 LED 램프와 그 아래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라디에이터 그릴은 미래적이면서도 강건한 인상을 풍겼다. 
[현장] 베일 벗은 7세대 그랜저, 전통에 미래 디자인 입힌 플래그십 세단

▲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정측면. <비즈니스포스트>

일자형 램프에는 주간주행등(DRL)과 포지셔닝 램프(미등), 방향지시등 기능이 통합됐다. 얼핏 하나의 램프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앙과 양쪽 3부분으로 구분돼 있다. 이를 단절감 없이 구현하는 것이 램프 기술력의 핵심이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제네시스 G90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부드러운 느낌의 보닛에는 현대차의 또 다른 기술적 고심이 숨어있었다. 앞바퀴 위 펜더(덮개)와 보닛이 수직으로 만나는 지점에는 보통의 차량과 달리 캐릭터 라인이 후미의 트렁크까지 부드럽게 이어진다.

이는 소량생산하는 럭셔리 브랜드에서만 가능한 기술로 여겨진다. 캐릭터라인은 자동차 차체 옆면에 수평으로 그은 디자인 라인을 뜻한다.

그랜저의 이음새는 보닛 위 양쪽으로 자리를 옮겨 옆쪽 차 창 아래 벨트라인으로 자연스럽게 모습을 감춘다.
[현장] 베일 벗은 7세대 그랜저, 전통에 미래 디자인 입힌 플래그십 세단

▲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비즈니스포스트>

옆에서 보면 길고 부드러운 신형 그랜저의 차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신형 그랜저는 기존 모델보다 전장은 45mm, 휠베이스는 10mm 각각 길어졌다. 전장은 제네시스 G80보다 길고 실내공간과 관련된 휠베이스는 동급 차량 가운데 가장 긴 수준이다. 

차량 옆면까지 파고들어온 일자형 램프와 그 아래 헤드램프는 전방 오버행(앞바퀴 중심선에서 차량 전단까지의 거리)을 짧게 보이는 효과를 내 역동적 매력을 더했다.

C필러 지붕에서 트렁크로 부드럽게 떨어지는 라인 아래 자리한 삼각형의 오페라 글라스는 1세대 그랜저를 오마주한 것이라고 한다. 다만 예상과 달리 1세대 '각 그랜저'를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 요소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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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측면. <비즈니스포스트>

차량 뒷면에 적용된 한 줄의 얇은 리어 콤비램프와 봉긋한 볼륨감이 느껴지는 입체적 라인은 미래적 디자인 감각을 매듭짓는 듯 했다.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뒤쪽 현대차 엠블럼은 'H'자의 위쪽 부분을 누르면 트렁크를 여는 버튼 역할을 한다. 재밌는 디자인이면서도 프리미엄 감성을 더하는 요소로 느껴졌다.

◆ 실용성을 강조한 첨단의 인테리어, 플래그십 세단의 프리미엄 감성 더해

신형 그랜저의 실내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편의성과 실용성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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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1세대 그랜저를 빼닮은 스티어링 휠 오른쪽의 수평으로 이어지는 공조기를 경계로 위쪽에는 12.3인치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통합한 디스플레이가, 중앙 아래쪽에는 공조기 조작계를 통합한 10.25인치 콘트롤러가 자리잡고 있다.

바로 아래 적용된 앰비언트(은은한) 무드램프는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드라이브 모드나 음성인식, 웰컴∙굿바이 등 상황별로 다양한 색을 나타낸다고 한다.

보통 센터콘솔에 배치되는 기어노브와 여타 물리버튼들은 모두 다 스티어링 휠로 자리를 옮겼다. 기어는 스티어링 휠 오른쪽의 컬럼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를 앞뒤로 돌려 변경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에 통합된 기능에 음성인식 기능을 적절히 활용하면 전방에서 눈을 뗄 필요가 없이 보였다. 직관적이고 편리한 구성으로 느껴졌다.

널찍한 공간감과 나파 퀄팅 가죽소재 시트는 전시 차량이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임을 강조하는듯 고급스러움을 자아냈다. 
[현장] 베일 벗은 7세대 그랜저, 전통에 미래 디자인 입힌 플래그십 세단

▲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는 아직 그랜저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으나 3월 발표한 중장기 전동화 전략에 맞춰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높아지는 하이브리드차 수요를 반영해 판매 비중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랜저는 △2.5리터 GDI 가솔린 △3.5리터 GDI 가솔린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3.5리터 LPG 등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차 모델을 우선적으로 인도하고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환경 친화적 자동차 고시가 완료되는 시점부터 순차적으로 대기 고객에게 인도할 계획을 세웠다.

그랜저 판매가격은 △가솔린 3716만 원 △하이브리드 4376만 원 △LPG 3863만 원부터 시작된다. 개별소비세 3.5% 기준 가격이며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세제혜택 적용 전 가격이다. 허원석 기자
[현장] 베일 벗은 7세대 그랜저, 전통에 미래 디자인 입힌 플래그십 세단

▲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후면. <비즈니스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