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중국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 전기차 배터리 제조 시스템을 구축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중국에서 전기차 배터리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강화하고 있다.
 
LG화학, 중국에서 전기차배터리 수직계열화로 수익성 높인다

▲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부사장.


LG화학은 최근 수직계열화의 첫 단계인 안정적 원재료 확보처 마련에 성과를 냈다. 14일 중국 ‘쟝시깐펑리튬’과 4만8천 톤 규모의 수산화리튬을 받는 계약을 맺었다.

올해 6월 캐나다 네마스카리튬과 3만5천 톤 규모의 수산화리튬 공급계약을 맺은 것까지 합쳐 올해에만 모두 8만3천 톤의 수산화리튬을 확보했다. 고성능 전기차 기준으로 170만여 대에 탑재되는 전기차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2017년 기준으로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310만 대라는 점과 LG화학의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이 10%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동안 안정적으로 수산화리튬을 받을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한 셈이다.

안정적으로 원재료 물량을 확보해 놓지 못하면 원재료 비용의 변동성이 커져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원재료로 주로 쓰이는 리튬을 비롯한 코발트, 니켈 등 희귀 광물들은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앞 다퉈 뛰어들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LG화학은 생산과정의 효율성도 높이기 위해 힘썼다. 

7월에 중국 난징에 연간 32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기로 했다.

LG화학은 충청북도 오창을 비롯해 중국 난징, 미국 홀랜드, 폴란드 브로츠와프 등 세계 곳곳에 모두 연간 18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데 기존에 보유한 생산능력의 2배 가까운 규모의 새로운 생산시설을 중국에 짓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이나 미국, 유럽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낮은데다가 원재료 수급과 운송의 용이함이 고려됐다.

LG화학은 4월에 중국의 화유코발트와 저장성 취저우와 장수성 우시에서 각각 전구체와 양극재를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양극재 생산시설은 상하이항으로부터 160km(킬로미터), 난징 전기차 배터리공장과는 180km, 전구체 생산시설 410km 떨어져 있다.

세 곳 주요 생산거점은 상하이항 근처 중국 동부 해안 지역에 집중적으로 위치해 있어 물류비용 절감 측면에서 유리하다.

LG화학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기술력 측면에서 선두회사로 평가 받지만 CATL, BYD 등 중국 회사들이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는 점은 불안요소로 꼽힌다.

시장 조사회사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누적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 회사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일본 파나소닉이 상반기 누적 출하량 5930MWh(메가와트시)로 같은 기간 5714MWh를 출하한 CATL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LG화학은 2763MWh로 4위다.

하지만 성장세를 놓고 비교하면 파나소닉은 2017년 상반기보다 49.8% 출하량이 늘었지만 CATL은 324.4% 성장했다. 올해 연간 출하량에서는 CATL이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CATL외에도 BYD, 파라시스, 구오쏸, EVE 등 중국회사들 모두 세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였다.

고객사여야 할 현대자동차, 중국 지리자동차 등 완성차 회사들이 직접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점도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 사업에 부정적이다. 고객사가 경쟁사로 바뀌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경쟁력 있는 방법으로 원재료를 확보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주요 배터리 소재와 관련된 기술력과 양산능력도 지속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