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나노 미세공정에 적용하는 차세대 EUV(극자외선) 장비의 성능 개선에 힘입어 반도체 위탁생산사업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ASML이 7나노 반도체 생산을 준비하는 업체에 EUV장비 발주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며 "올해 20대, 내년 30대 정도가 공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차세대 반도체장비 도입해 위탁생산 경쟁력 커져

▲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인 ASML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 공급 능력을 갖추고 있다.

EUV는 반도체 원판에 빛으로 회로를 인쇄하는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차세대 장비로 기존 노광장비보다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구현에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대량 양산을 시작하는 7나노 반도체 위탁생산공장에 EUV장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뒤 경기 화성시에 6조 원 이상을 들여 EUV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경쟁사인 대만 TSMC와 인텔은 아직 EUV공정을 도입하지 않아 ASML의 장비 수주가 대부분 삼성전자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UV장비는 1대당 가격이 2천억 원 안팎의 고가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EUV를 활용한 7나노 공정의 기술 발전과 경쟁력을 자신해 공격적 투자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EUV를 활용한 7나노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양산할 것"이라며 "최근 EUV장비의 생산성이 빠르게 발전해 기존 장비의 생산성을 넘어서고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훨씬 앞서 EUV를 도입해 반도체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미세공정 기술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데다 EUV 장비의 생산성도 개선되고 있어 원가 절감과 출하량을 늘리는 데 훨씬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EUV장비의 생산성이 지금보다 더 개선되면 시스템반도체뿐 아니라 메모리반도체를 양산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EUV장비 도입으로 고성능 메모리가 더 낮은 가격에 양산되기 시작하면 고객사들의 수요를 자극해 업황 개선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공산이 크다.

반도체기업의 한 관계자는 "아직 EUV장비의 생산성과 속도 문제로 메모리반도체 양산에 활용하기는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생산성이 충분히 발전하면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