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이 전기차 시대를 맞아 성장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공조시스템은 친환경차에서 중요도가 높아진 대표적 부품인데 한온시스템은 전 세계 공조시스템시장의 3대 업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온시스템, 전기차 시대에 본격적 성장의 기회 열려

▲ 이인영 한온시스템 대표이사 사장.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시장이 계속 커지면서 관련 부품회사들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온시스템은 국내 최대의 차량 열관리 전문업체다. 에어컨 등 자동차 공조시스템을 생산하는데 글로벌시장 점유율로 보면 도요타 계열사인 덴소에 이어 2위다

차량용 공조시스템은 차량의 냉방이나 난방, 환기 등을 위해 공기를 조절하는 부품이다. 기존에는 냉난방 조절 등 편의장치에 머물렀지만 전기차에서는 핵심부품으로 중요도가 높아졌다.

전기차 경쟁력을 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주행거리인데 배터리 작동으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항속거리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공조장치 및 열관리시스템시장이 지난해 50조 원에서 2021년까지 연평균 6.1%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한온시스템의 주력제품인 E컴프레서는 매출 기여도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E컴프레서 생산공장이 글로벌 자동차회사 포드의 우수공급처로 선정되기도 했다.

E컴프레서는 에어컨의 필수부품이다. 정밀한 가공이 필요해 제작이 어려운데 한온시스템은 내부적으로 중국 부품사들보다 15년 이상 앞서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현재 연간 1200만 개 이상의 E컴프레서를 현대기아차와 포드, BMW 등에 납품하고 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의 E컴프레서 판매량은 지난해 60만 대에서 올해 100만 대, 2019년 130만 대, 2020년 180만 대, 2022년에는 300만 대 이상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친환경 부품 매출규모도 연평균 20%씩 성장해 2017년 3966억 원 에서 2020년 7천억 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한온시스템은 올해 현대기아차의 중국 리스크가 완화하고 미국과 중국, 유럽 등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규모의 친환경차 부품 수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2019년부터 완성차회사에 일정 비율로 신에너지차를 판매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2020년까지 신에너지차 판매 200만 대를 달성한다는 방침도 세워두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올해부터 ZEV(무공해차량)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대상 기업도 넓혔다. 이 프로그램은 완성차회사가 순수전기차(BEV)와 수소연료전지차를 일정량 의무 판매하지 못하면 막대한 벌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다. 미국에서 현재 10개 주가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2022년까지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등 미래차분야에 민관 합동으로 35조 원 이상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특히 한온시스템 매출 비중 절반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차가 이런 흐름에 맞춰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혜가 기대된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2025년까지 친환경차를 38종 이상으로 늘려 전 세계 친환경차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는데 한온시스템은 현대기아차에 친환경차 부품인 E컴프레서를 독점공급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포드, 폭스바겐, 벤츠, GM, 크라이슬러, 재규어·랜드로버 등 글로벌 고객 비중도 점점 늘리고 있다.

지난해는 폭스바겐에 폭스바겐 전기모듈안전장치(MEB) 플랫폼에 쓰일 E컴프레셔를 수주했고 포드로부터 친환경자동차 부품 수주를 처음으로 따냈다. 

박재일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기존 고객사들뿐 아니라 비고객사들 역시 본격적으로 친환경차 제품 라인을 확대하면서 열관리 시스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한온시스은 추가적 수주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