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크라이슬러, 캐딜락 등 미국 완성차 브랜드들이 한국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 등 한국차는 미국에서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은 데다 수요 침체, 원화 강세,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등 판매를 회복하는 데 걸림돌도 적지 않다.
 
미국차는 한국에서 공략 강화,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 부진

▲ (왼쪽부터)정재희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대표, 김영식 GM코리아 대표, 파블로 로쏘 피아트크라이슬러코리아 대표.


15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포드, 크라이슬러, 캐딜락 등 미국 완성차 브랜드는 2017년 한국에서 모두 2만19대를 팔아 2016년보다 9.5% 늘었다. 

2017년 국내 수입차시장 평균 성장률은 3.5%였는데 미국 완성차 브랜드 3곳의 합산판매는 평균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며 합산 시장점유율도 8.1%에서 8.6%로 늘었다. 

2017년 국가별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 미국 완성차 브랜드는 독일(13만2236대), 일본(4만3582대), 영국(2만4772)에 이어 4위였다.

미국 완성차 브랜드는 아직까지 한국 수입차시장에서 점유율이 크지 않지만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별로 보면 포드가 2017년 1만727대로 2016년보다 4.4% 줄었지만 2017년 12월은 887대로 2016년 12월보다 4.34% 늘어 판매 회복세를 보였다. 

크라이슬러는 2017년에 7284대(지프 브랜드 포함)를 팔아 2016년보다 22.2% 늘었다. 캐딜락은 2017년에 2008대를 팔아 역대 최다 판매실적을 냈으며 2016년보다 83% 증가했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코리아, GM코리아 등 각각 포드, 크라이슬러, 캐딜락 수입판매회사들은 연초부터 신차 출시, 판매망 확대 등을 통해 한국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데 힘쓰고 있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아리는 1월 들어 대형 SUV 익스프롤러 연식변경모델을 출시해 수입 대형 SUV시장에서 주도권 굳히기에 나섰다.

GM코리아는 올해 캐딜락 전시장을 늘리고 2019년부터 신차 출시에 주력해 향후 3년 안에 연간 판매 5천 대를 달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차가 한국 공략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현대차 등 한국차는 미국에서 급제동이 걸렸다. 

현대차는 2017년 미국에서 2016년보다 12%나 줄어든 68만5555대를 팔았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가 줄어든 것은 8년 만에 처음이었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에서 지난해보다 4.5% 많은 71만6천 대를 판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올해 미국 자동차 판매가 지난해보다 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대차가 판매를 늘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판매를 늘리더라도 수익성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무겁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대차는 2018년에 미국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수익성을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원화 강세 탓에 수출 수익성도 떨어질 것”이라고 파악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재협상 과정에 있고 현대차가 미국에서 현지 생산비중을 확대하면서 원가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