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 건설중단이 가시화되면서 건설업계에서 일감의 대규모 증발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중단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 원자력발전소와 석탄발전소 건설중단에 직면할 수도  
▲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왼쪽)과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더불어민주당 원전안전특위는 18일 고리원자력본부를 찾아 신규원전 건설 중단을 논의했다.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은 대통령 공약사항인 만큼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약 28%가량 진행됐다.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으나 매몰비용을 감안하고라도 건설을 중단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린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한화건설은 건설이 중단되면 피해를 보게 된다. 정부에서 계약해지에 따른 보상을 해 줄 것으로 보이지만 건설이 진행됐을 때 발생하는 매출과 이익을 감안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1조 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신고리 5,6호기 시공 주간사인 삼성물산의 경우 1분기 말 기준 5110억 원의 도급잔액이 남아 있다. 두산중공업은 약 4천억 원, 한화건설은 1천억 원 수준이다. 회사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지난해 기준 연간 매출의 최대 3~4%에 이르는 일감이 사라질 위기다.

두산중공업은 2조3천억 원 규모의 주기기공급 계약도 맺고 있어 수주잔고에 미칠 영향은 더 크다. 신고리 5,6호기 관련 수주액은 두산중공업 수주잔량의 약 20% 수준이다.

건설업계의 더 큰 문제는 석탄화력발전소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미세먼지 감축 대책을 발표하면서 공정률 10% 미만의 신규석탄화력발전소 9기 건설을 원점에서 재검토 한다고 밝혔다.

SK건설은 고성하이화력발전소 1,2호기 3조1천억 원, 당진에코파워 1,2호기 1조6천억 원 등 4조7천억 원 규모의 공사가 남아있다. SK건설 국내 수주잔고가 15조2천억 원인데 30% 이상을 차지한다. 수주잔고가 미래 실적을 담보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삼성물산도 강릉안인화력발전소 1,2호기 건설을 하고 있는데 도급잔액이 무려 3조7천억 원이나 된다. 신고리 5,6호기와 강릉안인 1,2호기를 합치면 4조2천억 원으로 역시 삼성물산 건설사업 전체 수주잔고의 20%가 넘는다.

포스코건설은 삼척포스파워 1,2호기 6700억 원, 한화건설은 신서천화력발전소 1호기 1천억 원 규모의 계약이 남아 있다.

보일러와 터빈 등을 생산하는 두산중공업은 화력발전소 주기기공급 계약도 맺고 있다. 강릉안인 1,2호기와 고성하이 1,2호기 각각 7천억 원 수준이고 신서천 1호기가 1천억 원 규모다. 여기에 삼척포스파워 1,2호기 주기기계약 우선협상대상자에도 선정됐다. 이를 모두 합하면 2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