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완전민영화 뒤 첫 창립기념일 맞아, 임종룡 상생금융의 날로 채웠다

▲ (왼쪽부터) 배우 김희애씨와 조병규 우리은행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변지혜 굿윌스토어 밀알우리금융점 사원, 홍정길 밀알복지재단 이사장, 손봉호 밀알복지재단 이사, 정형석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가 2일 서울 중구 굿윌스토어 밀알우리금융점 개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비즈니스포스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완전민영화 뒤 첫 창립기념일을 상생금융으로 채웠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 체제에서 정부 기조에 발맞춰 상생금융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과감한 상생금융은 그만큼 많은 비용을 동반하는 만큼 실적 개선은 임 회장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우리금융지주는 2일 제23회 창립기념일에 맞춰 본사 건물 지하에 ‘굿윌스토어’ 밀알우리금융점 개점식을 열었다. 굿윌스토어는 장애인을 고용하고 물품을 기부받아 판매하는 사회공헌 매장으로 밀알복지재단이 운영한다. 우리금융은 자리를 무상 임대해주고 건립비용과 임직원 고용비 등을 지원한다.
 
우리금융 완전민영화 뒤 첫 창립기념일 맞아, 임종룡 상생금융의 날로 채웠다

▲ 굿윌스토어 밀알우리금융점은 서울 중구 회현 지하 쇼핑센터 7번과 8번 출구 사이 우리금융그룹 빌딩 밑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날 행사에는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우리은행 모델 배우 김희애씨, 홍정길 밀알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임 회장 축사로 시작해 굿윌스토어 직원 8명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각자 자기소개를 하며 행사가 마무리됐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 창립을 축하하는 특별한 날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과 우리의 온정을 나누니 더욱 특별하다”며 “앞으로도 ‘우리 모두 우리’가 돼 국내 최초 금융그룹을 넘어 국내 최고의 금융그룹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개점식 행사장 옆에는 경매에 참여하려는 우리금융 직원 발길도 이어졌다. 우리금융은 임직원 대상으로 그룹 광고모델과 후원 스포츠 선수 애장품 등의 ‘우리. 모두. 우리 선한 경매’를 진행한다.

예를 들어 가수 아이유씨가 우리금융 광고 촬영 당시 입은 보라색 원피스는 최저 입찰금액이 20만 원으로 정해졌다. 우리금융 임직원은 응찰가를 재판매 의사가 없다는 서명과 함께 써 내면 된다. 경매수익은 모두 밀알우리금융점에 기부된다.

우리금융은 밀알우리금융점에 인근 지역을 찾는 쇼핑객 발길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상생금융 일환으로 본점 지하주차장을 남대문시장 이용객들을 위해 주말에 개방하는데 길목에 있는 굿윌스토어를 지나친다는 것이다.
 
우리금융 완전민영화 뒤 첫 창립기념일 맞아, 임종룡 상생금융의 날로 채웠다

▲ 우리금융이 임직원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경매물품들. <비즈니스포스트>


우리금융은 밀알우리금융점을 통해 6년 만에 되살린 우리은행 꿀벌캐릭터 ‘위비’ 인지도 상승도 노린다.

밀알우리금융점 한켠에는 ‘위비’ 관련 텀블러 등 관련 상품을 살 수 있는 ‘위비존’이 마련돼 있다. 우리금융은 이날 새 사회공헌 사업 '위비랑 돌잔치'도 발표해 힘을 더했다.

우리금융의 이날 행사는 일반적 금융지주 창립기념일과 다르게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는 최고경영자(CEO)가 임직원 대상 토크콘서트를 열고 장기근속 임직원에 감사패를 전달하는 등의 행사로 창립기념식을 채운다.

하지만 이날 우리금융 창립기념식은 사회공헌 매장 개장식으로 이어졌고 임직원뿐 아니라 미화원과 청원경찰, 조리사, 어린이집 교사, 전산장비 관리원, 구두수선사 등도 참여해 상생금융의 의미를 더했다.

이번 창립기념일은 우리금융의 완전민영화 달성 이후 처음이란 점에서도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우리금융은 3월13일 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 935만7960주를 사들여 소각하며 1998년 공적자금 지원 이후 26년 만에 완전민영화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리금융지주가 2001년 출범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완전민영화 상태에서 처음 치러진 창립기념식이기도 하다.

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상생금융 기조에 발맞춰 20조 규모 상생금융안을 내놓는 등 상생금융 전도에 앞장섰다.

임 회장이 우리금융의 새 출발점으로 여겨지는 창립기념식을 통해 다시 한 번 상생금융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상생금융과 실적 개선 사이 균형을 잡는 일은 임 회장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실적 후퇴에 이어 올해도 나빠진 업황에 전망이 좋지 않아서다.

상장기업 분석기관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 8191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1년 전보다 10.3% 가량 감소하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금융 순이익은 5대 금융 가운데 가장 크게 줄었다. 순이익 2조5170억 원을 올려 2022년보다 19.9% 감소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