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뒤따른 TSMC 투자자 돌아와, "AI 열풍이 지정학적 리스크 눌러"

▲ TSMC가 인공지능 분야 핵심 수혜주로 부각되며 외국인 투자자 비중과 주가가 모두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TSMC 반도체 생산공장 사진. < TSMC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2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우려해 보유량을 축소했지만 최근 들어 인공지능(AI) 시장 성장과 관련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18일 “인공지능 시장과 관련한 열풍이 TSMC 주가를 짓누르던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더욱 부각되면서 역대 최고가 행진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대만증시에서 TSMC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93% 상승한 764대만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1개월 전보다 약 12.7%, 올해 초와 비교하면 약 28.9% 오른 것이다.

블룸버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TSMC 주식 보유 비중도 2년 만에 최고치에 올랐다고 전했다.

TSMC 주가는 2022년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에서 약 50억 달러에 이르는 지분을 매각한 뒤 한동안 하락세를 보였다.

워런 버핏은 중국의 침공 위협,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과 같은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주식 매도 이유로 들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를 뒤따라 TSMC 주식 보유 비중을 낮췄는데 최근 들어 다시 매수세를 나타내기 시작하며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TSMC는 현재 인공지능 분야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 가운데 약 90%를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지능 시장 성장이 TSMC 실적과 직결되는 셈이다.

투자은행 UBS는 블룸버그를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는 그동안 주가에 리스크로 꼽혔지만 이제는 반도체 공급망 현지화 추세에 따라 오히려 순풍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TSMC는 현재 일본과 미국, 독일 등 여러 국가에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대만에 생산 거점이 대부분 집중되어 있다는 약점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낮추는 동시에 반도체 생산 능력을 키워 인공지능 시장 성장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TSMC가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중장기 성장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을 전했다.

애플 아이폰 등 기존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던 제품 수요가 둔화하고 있지만 TSMC가 인공지능 반도체를 통해 이를 충분히 만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빠르게 성장하는 인공지능 관련 시장에서 TSMC와 맞먹는 수준의 품질을 구현할 수 있는 경쟁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