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넘겠다는 애플 '자만심'이 애플카 실패 불렀다, "잘못된 베팅" 평가

▲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 진출에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두고 있어 결국 실패를 안을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예상 이미지.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면 테슬라를 곧 따라잡을 것이라는 자만심을 두고 있어 ‘애플카’ 프로젝트를 결국 실패로 마무리짓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카 개발 및 출시 계획이 전면 백지화된 원인은 결국 애플 내부에 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든다.

블룸버그는 “애플카 프로젝트는 10년 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잘못된 운명을 안고 있었다”며 “완전한 자율주행차로 세상을 바꿔내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운전자의 개입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일은 현재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는 애플에도 마찬가지였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테슬라 전기차의 아류작을 출시하는 대신 이를 뛰어넘는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두고 자동차 시장 진출에 도전했다고 바라봤다.

아이폰이 휴대폰 시장을, 애플워치가 시계 시장을 완전히 바꿔낸 것과 같은 사례를 자동차 분야에서도 재현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플이 단기간에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기술 경쟁력과 양산체계 등을 갖춰낼 수 없었던 만큼 애플카 프로젝트는 ‘값비싼 실수’로 남고 말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애플카 출시 계획에 잘못된 점을 깨달은 시기는 너무 늦었다”며 “자동차 시장 진출 난이도를 과소평가한 것”이라고 바라봤다.

애플이 이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두고 있었다면 애플카 프로젝트가 중장기적으로 성공적 결과를 낳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고개를 든다.

아이폰과 아이팟 등 제품이 초기 모델부터 차근차근 발전해온 것과 같이 애플카도 낮은 단계의 자율주행 기술부터 상용화 과정을 밟았다면 상황이 더 나았을 수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자동차 출시 계획은 초기 아이폰 모델을 모두 건너뛰고 아이폰X를 출시하려 했던 격”이라며 “잘못된 베팅을 했다”고 평가했다.

애플카의 높은 예상 판매가와 낮은 수익성도 관련 프로젝트가 철회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이 그동안 애플카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들였음에도 이를 포기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나은 선택일 것이라 판단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테슬라의 아류작을 목표로 했다고 해도 이는 충분히 도박에 가까운 결정”이라며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은 애플에게도 너무 어려운 과제였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