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미국과 일본에 3·4호 반도체공장 '러브콜' 받았다, 생산 다변화에 속도

▲ TSMC가 미국과 일본에서 파운드리 공장 추가 건설 요청을 받았다는 대만언론 보도가 나왔다. TSMC 애리조나 반도체 생산공장 건설 현장 사진. < TSMC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 및 일본 구마모토에 각각 2곳의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신설 계획을 확정한 데 이어 추가 공장 건설을 요청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TSMC는 미국과 일본에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라인을 도입하고 독일 공장 건설 일정도 구체화하는 등 생산 거점을 대만 이외 국가로 다변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27일 “TSMC가 기술 우위를 지켜내고 주요 고객사 기반을 유지하는 동시에 여러 국가의 요구에도 대응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정부는 TSMC가 두 국가에 모두 제3 및 제4 반도체공장 건설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내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애리조나 및 일본 구마모토에 신설하는 첫 생산설비 가동과 제2 공장 건설도 아직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추가 투자 주문을 받게 된 셈이다.

TSMC는 최근 일본 구마모토 제1 공장 개소식을 열고 연말부터 가동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이에 더해 제2 반도체공장 투자도 확정지었다.

미국 애리조나 제1 공장은 내년 상반기 가동이 예정돼 있으며 제2 공장은 2026년 이후 반도체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TSMC가 자국에 세 번째 공장을 건설한 뒤 3나노 첨단 미세공정을 도입해야 한다는 요청을 전했다.

제1 공장에는 12나노, 제2 공장에는 6나노 이상의 비교적 오래된 기술 도입이 예정되어 있는데 일본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에 이보다 앞선 기술을 적용하기를 원하고 있는 셈이다.

TSMC는 이미 애리조나 제1 공장에 5나노 미세공정을 도입하려 했지만 미국 정부 요청에 따라 4나노 기술을 활용하는 쪽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제2 공장에는 3나노 공정이 적용된다.

일본 정부도 미국을 뒤따라 자국 내 첨단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TSMC의 추가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셈이다.
 
TSMC 미국과 일본에 3·4호 반도체공장 '러브콜' 받았다, 생산 다변화에 속도

▲ TSMC 일본 구마모토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 사진. <연합뉴스>

일본은 이와 동시에 정부 주도로 설립한 반도체 신설법인 라피더스를 통해 2나노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두고 있다.

그러나 디지타임스는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의 생산 능력이 TSMC와 삼성전자, 인텔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따라서 TSMC에 기대를 건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도 최근 들어 2030년까지 전 세계 첨단 반도체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앞세우며 적극적으로 관련 기업들에 보조금 등 지원 정책을 앞세우고 있다.

현재 TSMC와 인텔, 삼성전자가 미국에 잇따라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지만 미국의 이러한 목표치를 달성하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에 투자 확대를 요구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TSMC는 현재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를 모두 대만 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침공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일본과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추가로 공장을 건설한다면 이러한 위험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독일에 신설하는 파운드리 공장 건설 작업을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한다는 계획도 확정지었다.

반도체 생산 거점을 전 세계로 다양화하려는 노력에 점차 속도가 붙고 있는 셈이다.

다만 TSMC는 대만에도 꾸준한 시설 투자를 벌여 가장 앞선 미세공정 기술을 활용하는 설비는 항상 대만에서 운영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현재 대만 바오샨과 가오슝에 2나노 반도체 공장 건설을, 타이중에 1.4나노 미세공정 생산라인 투자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타이중과 가오슝에 1나노 파운드리 투자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