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에서 26일(현지시각) 개막해 29일까지 열린다.

올해 MWC는 통신 기술 전시회가 아니라, 사실상 인공지능(AI) 전시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2400여 참가 기업 중 상당수가 AI에 포커스를 맞춤 제품과 기술을 전시한다.  
 
'통신기술 전시회 맞아?' MWC 올해 핵심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

▲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의 주요 화두로 인공지능(AI)이 떠올랐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MWC 2024'를 맞아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광장에 마련한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페이스’. <삼성전자>


26일 MWC 주최 측과 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를 비롯한 해외 주요 통신기업들은 이번 MWC 2024에서 AI 관련 기술과 서비스 중심으로 전시 부스를 꾸렸다. 챗GPT로 시작된 생성형 AI 서비스가 세계 빅테크 기업만이 아니라 세계 통신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SK텔레콤은 이날 'MWC 2024’에서 유럽, 중동, 아시아의 대표 통신사 최고 경영진들과 만나 AI 기술 공동개발과 사업 협력을 수행할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스페인 현지에서 도이치텔레콤, 이앤(e&)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의 최고 경영자들과 만나 글로벌 AI 기술 혁신과 AI 산업 생태계 선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들 회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텔코 LLM'(통신사 특화 거대언어모델)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독일어, 아랍어 등 5개 국어를 시작으로 전 세계의 여러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LLM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합작 법인은 연내 설립이 목표다.

회사 측은 "이번 글로벌 통신사들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세계 약 13억 명의 이용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또 MWC 전시 부스를 ‘AI, 변화의 시작점’이란 주제로 꾸미고, 각종 AI 기술을 소개한다. 회사는 AI 고객센터(AICC)와 챗봇이 구현된 버추얼 에이전트 등 거대언어모델(LLM) 여러 적용 사례를 선보인다.

또 AI 기반 유동인구 데이터 분석 시스템 ‘리트머스 플러스’와 로봇 등에 쓰이는 ‘AI 퀀텀 카메라’ 의 기능 강화에 대한 계획도 마련했다.
 
KT는 AI를 활용한 지능형 UAM 교통관리시스템(UATM)을 선보였다. 현실의 도심교통항공(UAM) 운항 상황을 디지털 환경에 옮겨 안전성을 강화하고, 노선별로 최적의 하늘길 경로를 제시하는 기술을 제시한다. 

회사는 나스미디어의 공동 연구를 통해 LLM을 광고 도메인에 적용한 ‘AI 문맥 맞춤 광고 서비스’도 공개한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인공지능이 사용자가 머물고 있는 콘텐츠의 맥락을 파악해 최적의 광고를 추천한다.

회사는 또 '온 디바이스 AIoT(AI+사물인터넷)' 전시공간을 마련해 공유 킥보드, 전기차 충전기, 택시용 스마트 사이니지에 적용된 온디바이스 AIoT 블랙박스(EVDR) 기술을 선보인다.
 
'통신기술 전시회 맞아?' MWC 올해 핵심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

▲ KT 직원이 MWC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기능을 접목한 UAM(도심항공교통)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전시장을 운영하진 않지만 황현식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MWC에 참여, 구글과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AI 빅테크 기업과 AI 기반 솔루션을 비롯한 신사업 협력을 논의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시리즈 등 AI 기능이 고도화된 스마트폰과 이에 적용된 갤럭시 AI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부스를 마련했다. 

관람객은 △화면에서 동그라미를 그려 이미지 검색을 할 수 있는 ‘서클 투 서치’ △복잡한 글을 정리해주는 ‘노트 어시스트’ △사진의 피사체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생성형 편집’ 등의 인공지능 기능을 경험할 수 있다.
삼성전자 또 이날 AI와 무선통신기술 융합을 통해 6G 기술 연구와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는 'AI-무선접속망(RAN) 얼라이언스'의 창립 멤버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번 MWC에서 공식 출범한 'AI-RAN 얼라이언스'에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엔비디아, Arm(암), 소프트뱅크, 에릭슨,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통신·소프트웨어 기업 10곳과 미국 노스이스턴대학이 창립 멤버로 참가한다.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온 디바이스 AI(자체 단말기 AI 기능 구현)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세계 모바일 시장에 AI 바람을 몰고오자 다른 해외 기업들도 이번 MWC에서 AI폰을 대거 공개한다.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은 AI 비서가 내장된 AI 스마트폰 시제품을 선보인다. 또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아너와 샤오미도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한다. 아너가 새롭게 출시한 '매직6 프로'는 사용자가 화면을 보기만 해도 원격으로 자동차 문을 열고 움직일 수도 있는 시선 추적 인공지능(AI)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제품은 중국에선 이미 출시됐다.

샤오미는 첨단 사진 장비가 탑재된 스마트폰 '샤오미14 시리즈'를 출시한다. '샤오미14 울트라' 독일 카메라 제조업체 라이카와의 협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샤오미14 울트라는 4개의 카메라 렌즈를 장착하고 있으며, 콤팩트 버전인 '샤오미14'는 3개의 렌즈를 갖추고 있다. 제품은 회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글로 옮기거나 사진을 설명하는 기능 등 거대 AI 모델이 적용 기술을 사용한다.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는 AI를 활용해 화자의 말투와 어감까지 전달하는 ‘심리스 익스프레시브’ AI 통·번역 기술을 첫 공개한다. 

이번 MWC 기조연설 주제도 다름아닌 'AI'다. 알파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AI 미래’라는 주제로, 오픈AI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래드 스미스 부회장은 AI 생태계를 주제로 각각 기조 연설할 예정이다.

또 MWC 첫날 열리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장관급 프로그램 논의 주제도 '책임 있는 AI'다. 국내에선 이종화 과하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대신해 류제명 네트워크정책실장이 참석한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