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 설명회, '사업비부터 무역 보험'까지 지원 쏠쏠

▲ 22일 최석재 한국에너지공단 팀장이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2024년 국제감축사업 통합설명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국제감축사업 지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올해 국제 온실가스 감축 사업 지원을 대폭 늘리기로 한 가운데 정부 실무자들이 직접 기업 담당자들에게 지원 받는 방법을 설명하는 자리가 열렸다.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2024년 국제감축사업 통합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에는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외교부, 한국무역보험공사의 국제감축사업 지원 계획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참석해 사업을 설명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교육을 전담하는 개인 강사부터 효성티앤씨, SKE&S 등 기업 관계자들에 이르기까지 200~300여 명이 참석해 청중석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이들은 정부의 온실가스 국제감축지원을 받는 법을 듣기 위해 모였다. 국제감축사업이란 파리협정 제6조 2항에서 규정하는 국외감축실적(IMTO)을 올리는 사업들을 말한다.

이를 위해 한국은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몽골, 가봉과 양자 기후협정을 체결했다. 아랍에미리트, 페루, 모로코, 스리랑카, 가나와는 가서명 즉, 협정 문안 관련 기본 협의를 완료했다. 

국제감축사업을 지원하는 부처들은 공통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 사업비를 지원한다. 여기에는 인건비, 회의비, 여비, 용역비 등 기타 소요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것은 국내 기업들로 한정되며 한국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투자한 국제기구도 포함된다.

지원 규모로 보면 가장 큰 곳은 산업부다.

산업부는 실제로 국외감축실적이 발생하는 투자지원사업에 총 사업 투자비의 최대 50%까지 지원한다. 산업부 설명에 따르면 최대 60억 원까지 지급하며 현재 마련된 예산 규모는 330억 원이다.

그 외에 예비 및 본 타당성조사 사업은 기업 규모에 따라 50~80%까지 지원한다. 대기업에는 최대 50%, 중소기업에는 최대 80%까지 제공하는 방식이다.

산업부는 이미 19일부터 국제감축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공모하고 있으며 투자지원사업은 4월1일에 마감된다. 타당성조사 사업 공모는 3월18일에 마무리된다.

최석재 한국에너지공단 팀장은 “작년에 열린 기후총회에서 6조 협상이 결렬돼 기업 관계자들이 많이 걱정했을 것”이라며 “그래도 다른 나라들은 6조가 이미 합의될 거라 예상하고 준비를 해왔을 확률이 높으니 많은 사업들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업부 다음으로 지원 규모가 큰 것은 환경부다.

환경부는 감축설비 설치를 지원하기 위해 프로젝트 1건당 사업비의 80%, 최대 60억 원까지 내놓는다. 그 외에 예비 및 본 타당성 조사에는 사업비의 90%까지 지원한다.

송인범 한국환경공단 부장은 “환경부는 공모 규정을 확립해 3월 넷째 주 안으로 규정을 발표하고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국제감축 실적을 올리는 것은 좋다”며 “다만 그것은 정의로운 감축이어야 한다는 것이 환경부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 국토부, 해수부는 모두 올해는 타당성조사 사업비만을 지원하며 공모는 3월 안으로 개시한다. 이 가운데 기재부만 지원 사업 규모를 감축 규모가 3만 톤 이상인 곳으로 한정했다.

오재훈 한국수출입은행 팀장은 “올해 하반기에는 국제감축사업에 나서는 기업들을 위한 좋은 대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제감축사업 추진 담당자와 경영진을 위해 그동안 수출입은행이 만나온 전문가들의 경험과 조언을 바탕으로 한 책자도 발간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현장]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 설명회, '사업비부터 무역 보험'까지 지원 쏠쏠

▲ 김효은 해외건설협회 차장. <비즈니스포스트>

국토부는 사업비 지원 외에도 사업에 나서는 기업들을 위해 맞춤형 교육 및 컨설팅을 시행한다. 해외에서 관련 연구개발을 이행하고 있는 기업들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사업을 위임받은 해외건설협회의 김효은 차장은 “건설업은 자재 생산과 시설물 운영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온실가스 가운데 25%를 배출한다”며 “이 가운데 건설자재 제조단계에서 배출되는 탄소 비중이 약 90%로 건설업에서 감축 이행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사업비 지원 외에도 이번에 사업에 나서는 기업들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해 새로운 보험 상품 ‘탄소 배출권 해외투자보험(CCII)’을 마련했다.

김홍익 한국무역보험공사 팀장은 “국제감축시장은 아직 파악이 덜 된 시장으로 기회와 위험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게 가장 적합한 설명”이라며 “한국무역보험공사는 국제감축사업들을 시행하는 기업들을 위해 간단하게 말해 보험금은 줄이고 보장은 늘린 보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CCII는 정치적 리스크 보험(PRI) 보험 등 기존 해외무역 보험에서 제외된 천재지변까지 보험 대상에 포함해 보장한다”며 “정부에서 시행하는 일종의 파일럿 프로그램이라고 봐주셔도 무방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외교부에서는 이번 국제감축실적을 통해 획득한 국외감축실적이 보장될 수 있도록 협의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언주 외교부 사무관은 “현재 ITMO는 6조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언제 합의가 도출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정부는 모든 부처가 협력해 합의가 다음 COP29에서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