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대호 빙판 50년 만에 최저, "온난화로 세계 호수 얼지 않을 수 있다"

▲ 2018년 3월 찍힌 미국 미네소타주 슈피리어호 호숫가. <위키미디아 커먼스>

[비즈니스포스트] 기온상승이 현재 추세대로 이어지면 전 세계에 있는 호수들이 겨울에는 얼지 않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각) 가디언은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오대호 빙판 면적이 5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전체 호수 면적의 6%였다.

사프나 샤르마 미국 뉴욕 대학 호수 환경 영향 요소 전문 교수는 가디언을 통해 “미국 오대호에 나타난 현상은 따뜻해진 대기가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구 기온이 계속해서 오르게 되면 앞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약 21만5천 개 호수는 겨울에 얼지 않게 될 수도 있다”며 “이미 5700개가 넘는 호수들은 2100년이 되기 전에 빙판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샤르마 교수는 “이미 오대호 가운데 미시간호나 슈피리어호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이 달성되지 않는다면 영구히 빙판을 잃어버릴 것”이라며 “이미 호수 일부 지역에는 빙판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라고 강조했다.

기후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이 7일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슈피리어호는 1973년부터 지금까지 빙판 면적이 25%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인근 지역 강수량도 같은 기간 동안 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대호 전체로 봤을 때 호수들이 얼어 있는 기간도 호수별로 15~49일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적게 줄어든 것은 휴런호(15일)였고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은 슈피리어호(49일)였다.

해양대기청에 따르면 오대호 빙판 면적은 그동안 계속해서 감소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제임스 케슬러 미국 해양대기청 오대호 환경 연구소 빙판 전문가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오대호 빙판은 10년에 5%씩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며 “이에 오대호 일대에서 눈보다 비가 많이 오게 되고 있어 이에 따른 환경, 사회, 문화적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향후 오대호가 얼지 않게 되면 수증기 증발량이 증가하게 돼 호수가 잃어버리는 민물의 양도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대기 중 수증기 증가는 높은 강수량으로 이어져 인근 생태계를 교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오대호는 단일 민물 수원지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세계 민물의 20%를 담고 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