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황 회복 전망에 돌아온 외국인, 삼성전자 연말 '8만전자' 기대감 솔솔

▲ 삼성전자 주가 연말에 '8만 전자'로 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11월 이후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적으로 담고 있다.

내년 반도체업황 회복 전망에 외국인투자자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에 따라 연말 ‘8만 전자’ 회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11월 들어 직전 거래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1조992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 주식 가운데 가장 많이 담은 것으로 2번째 많이 순매수한 SK하이닉스 7199억 원보다 2배 이상 더 담았다.

이에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1일 기준 53.58%까지 회복됐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이 53.5%를 넘은 것은 2021년 7월 이후 약 2년4개월 만이다.

외국인투자자는 11월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2조8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가 한 달에 2조 원 넘게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한 것은 5월 이후 반 년만이다.

외국인투자자는 11월 한 달 동안 국내 코스피 주식을 3조3697억 원어치 순매수했는데 이 가운데 60%를 삼성전자에 집중한 것이다.

외국인투자자는 10월에는 삼성전자 주식을 5756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10월 외국인투자자 순매도 종목 1위에 올랐는데 한 달 만에 순매수 1위로 바뀌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투자자 복귀에 힘입어 10월31일 6만6900원에서 1일 7만2천 원으로 7.62% 상승하며 9월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7만 원대를 회복했다.

11월 금융당국의 전격적 공매도 금지 결정으로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증시를 떠날 수 있다는 전망에도 삼성전자 주식을 크게 담은 것인데 반도체업황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은 11월28일(현지시각) 자체 회계연도(9~11월) 1분기 매출 추정치를 기존보다 3억 달러 높은 47억 달러로 제시했다.

메모리반도체 수요 개선과 가격 반등 등을 고려해 매출 추정치를 상향 조정한 것인데 글로벌 D램과 낸드플래시시장에서 함께 마이크론과 경쟁하는 삼성전자에는 호재로 여겨진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세계 3위 메모리반도체업체로 삼성전자 역시 업황 회복에 따른 수요 개선과 가격 반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3/3e)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1일 “SK하이닉스가 독점하고 있는 HMB3시장에 삼성전자의 진입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의 HBM 생산능력은 2024년 하반기부터 SK하이닉스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 최종 품질승인을 마친 뒤 엔비디아와 AMD 등 10여 개 고객사에 HBM3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HBM은 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올린 형태로 구현된 D램이다. 인공지능(AI)처럼 수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업황 회복 전망에 돌아온 외국인, 삼성전자 연말 '8만전자' 기대감 솔솔

▲ 삼성전자가 개발한 HBM3. <삼성전자 홈페이지>


이에 삼성전자 주가가 연말 8만 원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11월 들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지속해서 높여 잡고 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1월29일 리포트에서 “삼성전자는 2024년 HBM 등 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와 D램 판매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메모리반도체사업이 흑자로 돌아서며 전체 실적 확대를 이끌 것이다”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 원에서 9만5천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28일 리포트에서 “삼성전자는 2024년 메모리 사이클 회복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9만 원에서 9만3천 원으로 높여 잡았다.

이 밖에 하이투자증권(7만7천 원→8만3천 원), 다올투자증권(9만1천 원→9만3천 원) 등도 11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국내 증권사 5곳의 평균은 9만1200원으로 집계됐다. 유안타증권과 하나증권이 각각 9만5천 원으로 가장 높았고 하이투자증권이 8만3천 원으로 가장 낮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2021년 한때 9만6800원까지 오르며 ‘10만 전자’를 노렸다. 하지만 그해 12월 8만 원 아래로 내려온 뒤 2년 동안 ‘8만 전자’를 한 번도 회복하지 못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