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 두 건 난항을 겪고 있을지 몰라도 성공한 사례도 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양정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현안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자 이렇게 말하며 신속하게 매각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이날 의원들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강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에 성과가 나지 않는 점을 질타했다.

산업은행은 최근 하나금융지주의 인수 포기로 KDB생명의 다섯 번째 매각 작업에 실패했다. 

야심차게 시작한 HMM 매각전도 ‘고래급’ 인수기업이 나타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은 유럽연합과 주요 경쟁당국 심사의 벽에 부딪힌 상황이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HMM 매각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데 적격인수자가 없더라도 이번 입찰에서 매각할 것인가”며 HMM 매각전에 고래급 인수자가 없는 상황을 지적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결합의 두고 “슬롯을 넘기고 화물운송을 넘기면 회사가치는 떨어진다, 항공산업 구조조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났다.

하지만 강 회장은 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HMM 매각전에 참여한 기업들을 두고는 ‘새우가 고래를 먹으려 한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 회장은 “HMM 매각을 할 때 적격자가 없으면 당연히 매각을 하지 않겠다”면서도 “인수 의사를 보인 기업들이 각 분야에서 높은 역량을 가진 회사다”고 설명했다.

HMM 인수기업이 HMM의 12조 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함부로 활용할 수 없도록 안전장치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으며 HMM 매각전을 완주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강 회장은 “HMM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데 민간이 책임지고 운영하면 잘 하지 않을까한다”며 “속된 말로 (현금성 자산을) 빼가는 우려가 있지만 주주간 협약을 통해 보완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과 관련해서는 결합 무산을 가정한 플랜B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두 회사의 합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지금은 (플랜B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합병 무산 가능성에 선을 확실히 긋는 태도를 보였다.

30일 열리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화물사업 부문 매각 여부 결정에 대해 합리적 의사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는 기대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유럽연합 경쟁당국이 두 회사의 기업결합으로 인해 화물 노선에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며 시정 조치를 요구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 매각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의 분수령으로 여겨지고 있다.

강 회장은 “화물사업 부문을 살리기로 의결한다면 국민의 혈세 또는 공적자금이 얼마나 들어갈지 알 수 없다”며 “이번 합병이 이러한 관점에서 꼭 되기를 기원하고 있으며 아시아나 이사회가 합리적 결정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