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블 맨시티' '이강인 PSG' 부르는 쿠팡플레이, 토종 OTT 1위 넘본다

▲ 쿠팡플레이가 아틀레티코마드리드, 파리생제르맹FC 등 유럽 명문 축구단을 한국으로 불러 경기를 연다. 지난해에 이어 2회째인데 높아진 인지도를 바탕으로 토종 OTT업계 1위인 티빙을 잡을 계기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쿠팡플레이>

[비즈니스포스트] 쿠팡의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2년 연속으로 유럽 명문 축구단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행사를 연다.

쿠팡플레이가 지난해 손흥민 선수의 소속팀인 토트넘훗스퍼FC(토트넘)를 초청한 덕분에 미흡했던 인지도를 확 끌어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행사에 거는 기대감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쿠팡플레이시리즈의 성공은 월간활성사용자 수(MAU)에서 OTT업계 1위인 티빙을 잡을 대형 무기가 될 수도 있다.

24일 쿠팡에 따르면 쿠팡플레이가 유럽 유명 축구단을 한국으로 초청해 구단 간 맞대결을 추진하는 ‘쿠팡플레이시리즈’가 곧 열린다.

쿠팡플레이시리즈는 올해로 2회째다. 쿠팡의 유료멤버십인 와우멤버십 회원에게 주는 혜택을 늘리고 축구 팬들에게 유명 클럽 선수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자는 차원에서 지난해 처음 추진됐다.

쿠팡은 올해 쿠팡플레이시리즈를 지난해보다 1경기 더 늘린 3경기로 준비했다.

첫 번째 경기는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K1리그 소속 팀에서 일부 선수를 차출해 구성된 팀K리그와 스페인 축구단 아틀레티코마드리드(AT마드리드)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두 번째 경기는 같은 장소에서 30일 오후 8시에 개최된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소속 맨체스터시티FC(맨시티)와 AT마드리드가 맞붙는 일정이다.

8월3일에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프랑스 축구단 파리생제르맹FC이 전북현대모터스의 경기가 열린다.

올해 경기는 지난해보다 볼거리가 풍성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레블’을 달성한 맨시티와 이강인 선수가 뛰게 된 파리생제르맹FC(PSG)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통상 각 나라의 1부 리그와 최상위 컵대회, 대륙별 최상위 클럽 대항전에서 모두 우승하면 3관왕을 했다는 뜻에서 ‘트레블’을 달성했다고 부른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1위뿐 아니라 FA컵 우승,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트레블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에만 한정해 보면 98/99 시즌 맨체스터유나이티드FC가 트레블을 달성한 뒤 24년 만의 대기록이었다.

PSG의 방한도 주목받는다.

PSG는 프랑스 1부 축구리그인 리그1 소속 구단으로 지난 시즌 우승하며 2년 연속으로 리그1 1위를 거머쥐었다. 브라질 축구대표팀 선수 네이마르 주니오르를 비롯해 프랑스 축구대표팀 선수 킬리안 음바페가 뛰는 축구팀으로 유명하다.

최근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 이강인과 5년 계약하며 한국 팬들에게 더 친숙해졌다. PSG 역사상 아시안계 선수가 뛰는 것은 이강인 선수가 최초다.

이러한 점에서 올해 쿠팡플레이시리즈는 해외 명문 빅클럽들이 한국에 와서 직접 팬들과 만난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물론 쿠팡플레이 입장에서는 이번 시리즈는 다른 의미도 있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OTT 시장에서 티빙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느냐가 OTT업계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지점이다.

쿠팡플레이는 티빙과 웨이브 등 다른 OTT와 비교해 시기상 뒤늦은 2020년 12월에서야 처음 출범했다. 서비스가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하더라도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많았다.

실제로 쿠팡플레이는 출시 초기 1년 동안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와우멤버십 회원이라면 누구든 무료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기반은 안정적으로 확보했지만 외연을 확대하는 데는 약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반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쿠팡플레이는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토트넘을 초청하면서 플랫폼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고 두 번의 경기를 통해 300만 명 이상의 접속자 수를 만들어냈다.

물론 쿠팡플레이시리즈가 단일 이벤트였다는 점에서 토트넘 경기로 급증했던 사용자들의 관심은 이후 시들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쿠팡플레이라는 서비스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는 측면에서 성과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트레블 맨시티' '이강인 PSG' 부르는 쿠팡플레이, 토종 OTT 1위 넘본다

▲ 쿠팡플레이는 지난 1년 동안 인지도와 이용 경험률, 현재 이용률 등 전반적인 면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쿠팡플레이시리즈가 쿠팡플레이의 인지도 확대에 크게 기여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쿠팡플레이시리즈 홍보 영상 화면 갈무리>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는 6월 공개한 ‘OTT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3’에서 “쿠팡플레이는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본 경험자가 현재까지 이용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며 “쿠팡플레이와 티빙은 인지도와 이용 경험률, 현재 이용률 전반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바라봤다.

실제로 쿠팡플레이는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고 웨이브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6월 월간활성사용자 수는 487만 명으로 웨이브 395만 명을 92만 명 차이로 앞섰다. 쿠팡플레이시리즈를 포함해 각종 스포츠 콘텐츠에 투자한 효과를 점차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흐름을 살펴볼 때 앞으로 쿠팡플레이가 풀어내야 할 숙제는 결국 티빙을 따라잡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추세는 쿠팡플레이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 6월 티빙의 월간활성사용자 수는 519만 명인데 쿠팡플레이와 단 32만 명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지난해 월 평균 40만~80만 명가량까지 벌어졌던 차이를 많이 좁혔다.

쿠팡플레이시리즈가 성공한다면 더욱 높아진 인지도를 바탕으로 영향력 측면에서 티빙을 충분히 앞설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물론 쿠팡플레이가 쿠팡플레이시리즈를 2회 연속으로 성공시킨다고 하더라도 가야할 길이 멀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쿠팡플레이의 약점으로 항상 손꼽히는 것은 킬러콘텐츠의 부재다.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이나 ‘D.P’, 티빙의 ‘유미의세포들’, ‘술꾼도시여자들’ 등은 각 플랫폼을 대표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유명하지만 쿠팡플레이에는 이러한 대표작이 없다는 것이다.

쿠팡플레이는 이런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체 콘텐츠 제작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예능 콘텐츠 ‘SNL코리아’를 제외하면 OTT업계의 판을 흔들만한 대표작은 아직 만들어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월간활성사용자들이 쿠팡플레이를 이용하는 시간은 6월 기준 5.38일로 넷플릭스 9.08일, 티빙 9.81일에 크게 밀린다. 월 사용시간에서도 쿠팡플레이는 206.3분으로 넷플릭스(505.02분), 티빙(557.35분)에 한참 뒤진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