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가 구조조정에 착수하는 등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국 진출을 포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최근 약 1천 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했으며 향후 더 많은 직원을 해고할 계획을 세웠다. 올해 초 바이낸스 직원 수는 약 8천 명이었다. 
 
바이낸스 사업 위축에 구조조정까지, 한국 코인거래소 사업 포기설 고개

▲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 진출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사진은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 <창펑 자오 사회관계망서비스>


올해 1월만 해도 바이낸스는 직원 수를 15~30% 늘릴 계획을 세웠었다. 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사업을 확대하려 했었기 때문이다. 

2021년 약 3천 명이던 바이낸스 직원 수는 2022년 들어 8천 명으로 늘었으며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직원 수는 약 1만 명이 돼야 했었다. 

그러나 바이낸스가 사업 축소로 정리해고를 진행하자 인수 대상인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 고팍스에 끼칠 영향에도 시선이 모인다.

고팍스는 지난해 벌어진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의 파산 여파로 유동성 위기가 벌어지며 가상화폐 예치 서비스 고파이 고객에게 약 560억 원을 돌려주지 못했다. 

이에 바이낸스는 고팍스를 인수하며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조건으로 560억 원을 고객들에게 돌려주기로 했지만 아직 한국 사업을 시작하지 못했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바이낸스의 사업 위축이 미국과 유럽 사법당국의 수사 때문으로 바라본다. 

바이낸스는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 자금세탁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미국 사법당국은 바이낸스가 2022년 동안 제재 대상 고객에게 약 100억 달러(약 12조6천억 원) 규모의 자금세탁을 협조하거나 방치했다는 혐의를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자산 은닉, 불법 수익 등의 혐의도 있다. 

바이낸스는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도 사기, 자금유용, 증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당했다. 

바이낸스는 프랑스에서도 자금세탁과 관련해 수사받고 있으며 7월에는 호주에서도 현지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받았다. 

사법적 문제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바이낸스는 올해 벨기에, 캐나다, 네덜란드 등에서는 사업 철수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가상화폐 운영사 리플랩스가 미국 금융당국과 소송에서 승소하며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 소송에도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이는 증권법에 따른 소송일 뿐이라 바이낸스의 자금세탁, 자금유용, 사기 등의 혐의와는 관계가 없다. 

이에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바이낸스가 더 이상 해외 사업을 확장할 여력이 없어 국내 사업에서도 철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바이낸스는 올해 한국 진출을 위해 고팍스를 인수하며 금융정보분석원에 사업자 신고 수리를 신청했다. 
 
바이낸스 사업 위축에 구조조정까지, 한국 코인거래소 사업 포기설 고개

▲ 금융정보분석원은 바이낸스의 사법 위험을 우려해 국내 사업자 신고를 허가허지 않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보통 45일 안으로 수리 여부를 통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기간은 4월에 이미 끝났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금융정보분석원이 미국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바이낸스의 사업자 신고 수리를 꺼리는 것으로 바라본다. 

미국에서의 문제만으로도 사업자 수리가 불투명한데 최근 유럽에서도 수사를 받아 바이낸스로서는 엎친 데 덮친 셈이 됐다. 

바이낸스가 한국 사업에서 금융당국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힌 지금 직원 정리해고까지 나서야 할 정도로 사업이 위축되면 한국 진출을 포기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바이낸스가 한국 진출을 포기하게 된다면 가상화폐업계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팍스의 위기로 찾아올 투자심리 위축과 함께 바이낸스의 경영 위기도 본격화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FTX가 파산할 당시 발생한 유동성 위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은 20% 급락했고 가상화폐 대출은행 실버게이트뱅크가 청산 절차를 진행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로 꼽히는 바이낸스가 위기를 겪게 된다면 그에 버금가는 가상화폐투자 겨울이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