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스텔란티스 공장 건설중단 강수 둔 이유, 정부 지원금 '18조' 줄다리기

▲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캐나다 정부로부터 폭스바겐이 받은 보조금 이상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부사장(오른쪽)과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현지시각으로 2022년 3월23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시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합장공장' 투자 발표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 LG에너지솔루션 >

[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합작법인이 건설하는 캐나다 배터리공장에 최대 140억 달러(약 18조4700억 원)의 정부 보조금이 지급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캐나다 연방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두고 불확실한 태도를 보이자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과감하게 공장 건설을 중단하는 ‘강수’를 둔 이유로 분석된다.

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나다 연방정부가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넥스트스타에너지의 현지 배터리 공장에 지원하는 금액이 140억 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벤틀리 앨런 교수 분석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앨런 교수는 블룸버그를 통해 “캐나다 연방정부가 LG에너지솔루션측 배터리 공장 건설에 투입하는 보조금 규모는 향후 10년 동안 14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실제로 이러한 규모의 보조금을 캐나다 정부로부터 확보한다면 폴크스바겐보다 40억 달러 이상 많은 금액을 지원받는 셈이다. 

폴크스바겐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세인트토머스 지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며 캐나다 연방정부로부터 10년 동안 최대  97억 달러(약 12조8030억 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합의했다.  

앨런 교수는 캐나다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 규모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일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정부가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공장을 현지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에 상응하는 수준의 재정지원을 제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생산해 판매되는 전기차 배터리셀은 ㎾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배터리모듈은 ㎾h당 10달러의 지원을 받는다.

앨런 교수는 블룸버그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공개한 배터리공장 규모와 생산량 자료를 바탕으로 캐나다 정부가 제공하게 될 재정지원 규모를 계산했다”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 4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두 기업은 캐나다 정부가 약속했던 규모의 재정지원을 제공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되자 최근 배터리모듈 생산공장 건설을 중단했다.

배터리 공장 건설에 따른 보조금을 두고 캐나다 정부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건설작업이 중단되고 나서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캐나다에 짓던 공장 일부를 미국 미시건주로 옮길 수도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캐나다 정부에 부담감을 키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이처럼 과감하게 리스크를 안고 공장 건설을 중단한 이유는 결국 캐나다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상당한 규모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장 부지가 위치한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윈저 시당국은 연방정부가 당초 약속했던 대로 보조금을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며 압박하고 있다.

캐나다 연방정부도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배터리공장 건설이 불러올 일자리 창출과 전기차산업 활성화 등 경제적 효과를 고려한다면 미국에 투자 기회를 빼앗기는 일을 피하려 할 공산이 크다.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대변인 로리 부샤르는 캐나다 정부가 LG에너지솔루션측과 협상을 타결했냐는 블룸버그의 질문에 “논의가 아직 진행 중이다”라고 대답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