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셀트리온이 케미컬의약품 분야에서 위탁개발생산(CDMO)기업과 손잡고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글로벌시장 공략을 추진한다. 

비교적 사업규모가 작았던 케미컬의약품은 최근 바이오의약품 못지않은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셀트리온의 도약에 힘을 보태고 있다.
 
셀트리온 케미컬의약품도 글로벌 공략 나서, 대만에 CDMO 파트너 확보

▲ 셀트리온이 대만 CDMO기업 보라파마슈티컬스와 협업해 케미컬의약품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현지시각 5일 대만 CDMO기업 보라파마슈티컬스는 셀트리온 싱가포르 법인(Celltrion Asia Pacific Pte., Ltd.)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보라파마슈티컬스는 대만과 캐나다에 제조시설 7개를 두고 다양한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아시아태평양지역(APAC)을 대상으로 셀트리온이 보유한 여러 경구용 의약품(OSD)을 제조해 7개 국가에서의 승인 및 상업화를 지원하게 된다. 대만 최대 의약품 생산시설 중 하나로 꼽히는 보라파마슈티컬스 주난 공장이 생산을 담당한다.

바비 셩 보라파마슈티컬스 CEO는 “셀트리온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어 기쁘다”며 “파트너가 세계의 다양한 시장으로 진출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싱가포르 법인은 앞서 2020년 케미컬의약품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설립된 법인이다. 셀트리온은 당시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일본 다케다제약으로부터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판매되는 전문의약품 브랜드 12개 및 일반의약품 브랜드 6개의 특허 및 사업권을 인수했다. 2억8천만 달러(약 3천억 원)를 들여 2020년 12월 인수를 마무리했다.

셀트리온은 인수한 브랜드에 관해 기존 다케다제약의 제조소를 활용해 제품을 공급받겠다고 계획했었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 신규 CDMO 파트너를 확보한 것은 케미컬의약품사업이 자리잡으면서 생산능력을 키울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싱가포르 법인은 2021년 매출 734억 원, 순손실 20억 원을 냈으나 다케다제약 사업을 인수한 지 불과 1년이 지난 작년에는 매출 1360억 원에 순이익 12억 원 규모로 급증했다. 

셀트리온 전체를 놓고 봐도 최근 케미컬의약품부문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연결기준 케미컬의약품 매출이 2020년 1782억 원에서 2022년 6884억 원으로 몇 배나 뛰었다. 10%에 못 미치던 케미컬의약품 매출 비중은 30%대에 진입했다.

이는 셀트리온이 인수한 다케다제약 브랜드와 계열사 셀트리온제약의 케미컬의약품사업이 동반 성장한 결과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에 의존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셀트리온이 새로운 캐시카우 확보에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셀트리온은 앞으로도 케미컬의약품사업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케다제약에서 인수한 당뇨 치료제 ‘네시나’와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의 물질 특허가 각각 2026년, 2027년까지 유지되는데 이 특허를 기반으로 한 개량신약을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비후성심근증(HCM) 치료제 등 자체 케미컬 신약도 개발하는 중이다.

셀트리온의 본업인 바이오시밀러사업도 올해 미국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셀트리온은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램시마SC’ 등 여러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미국 출시를 준비하는 중이다.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현지 직판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