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2월 대만 IT 매출 동향을 살펴봤을 때 아이폰 수요가 부진하고 중국 스마트폰 관련 재고조정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3일 “대만 IT 부품·소재 기업들의 2월 매출액을 고려했을 때 시장에서 기대했던 아이폰 이연 수요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회복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며 “대만 기업경기지수(BCI)의 ‘중국 주간 스마트폰 출하량 데이터’에서도 올해 누적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대비 -3.7% 기록하며 춘절 연휴 이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2월 아이폰 수요 부진과 중국 스마트폰 관련 재고조정 지속"

▲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3일 대만의 2월 IT 매출 동향을 살펴봤을 때 아이폰 수요 부진과 중국 스마트폰 관련 재고조정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폭스콘 공장. <연합뉴스>


애플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의 2월 매출은 가동일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요 약세로 인해 1월 대비 감소했다.

페가트론도 노트북 출하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신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로 2월 매출이 1월보다 줄어들었다.

폭스콘과 페가트론의 1월 호실적이 애플의 아이폰14프로·프로맥스 수주 물량 기반이었다는 점에서 2월 매출 감소는 아이폰14프로·프로맥스의 수요가 둔화됐음을 의미한다.

주요 애플 공급업체인 젠딩, 플렉시엄, 라간, 게소, 폭스링크 등의 매출도 전월대비 부진이 지속됐다.

아이폰14프로·프로맥스에 부품을 공급해 지난해 대비 단가 상승이 이뤄진 일부 업체들 중심으로 소폭의 실적 반등은 있었다.

다만 높은 수준의 가격 인하와 구매 동력 둔화로 올해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출시 전 유의미한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과 상관관계가 높은 대만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업체와 모바일 프로세서(AP) 기업 미디어텍은 2월 모두 조업일수가 증가해 1월 대비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속되는 수요 약세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양 연구원은 “3~4월에는 중국 내 다수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재고조정이 이뤄진 관련 부품 업체(MLCC, AP 등)들은 일시적인 부품 주문량 반등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3월 이후 대만 IT업체들의 매출 회복 강도로 중국 세트사들의 재고축적 회복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