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2023년 2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공급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0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만2천 원,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유지했다.
 
메리츠 "삼성전자, 2023년 2분기에는 반도체 공급 축소로 선회 전망"

▲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0일 삼성전자가 2023년 2분기에는 반도체 공급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일 삼성전자 주가는 6만2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기존 투자 정책을 고수해 경쟁사와 점유율 격차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2023년 상반기 반도체 업황이 가파르게 훼손되면 기존 공급 정책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2022년 3분기 실적발표 뒤 인위적인 감산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설비투자도 기존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10월27일 2022년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일부 외부기관에서도 D램을 중심으로 하반기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략적 운영까지 고려해 단기적으로 수급균형을 위한 인위적 감산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반도체 업황 악화에 대응해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메모리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2023년 삼성전자의 D램 생산량은 약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공급량이 증가함에 따라 2023년 상반기에는 반도체 업황이 올해보다도 악화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2023년 2분기에는 반도체 공급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경쟁사와 격차 확대를 입증한 뒤에는 업황을 통제해 실적을 회복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올해 4분기부터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선두업체(삼성전자)는 급증한 메모리 재고를 공격 수단(공격적 할인 판매)으로 활용하며 시장지배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다만 문제는 업황 회복 시점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거시 경제 불확실성 속에 주요 메모리 응용처(모바일, 서버 등) 수요 회복이 2023년 2분기까지 지연될 경우 삼성전자도 재고 확대가 부담스러워질 것”이라며 “따라서 내년 2분기 삼성전자의 투자 속도조절이 발생하며 하반기에는 업황이 개선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