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서버용 반도체 호조,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효과 기대

▲ 미국 마이크론의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제품 라인업.

[비즈니스포스트] 마이크론이 데이터서버에 사용되는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에 대응해 자체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크게 늘리고 올해 메모리반도체 실적 전망도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인텔 낸드플래시사업 인수를 통해 서버용 낸드플래시와 SSD 경쟁력을 강화한 SK하이닉스도 서버시장 반도체 수요 호조에 1분기 실적을 크게 늘리며 수혜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론은 현지시각으로 29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회계연도 2분기(2021년 12월3일~2022년 3월3일) 매출 77억9천만 달러, 영업이익 25억5천만 달러를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 회계연도 2분기보다 매출은 24.8%, 영업이익은 286.4% 늘어나며 실적 호조를 보였는데 특히 서버용 반도체를 담당하는 CNBU사업부 매출이 31% 증가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데이터서버는 지난해부터 메모리반도체 최대 수요처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 10년 동안 서버시장이 메모리 수요 증가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우크라이나 사태,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위축 등으로 스마트폰 등 IT기기의 반도체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도 서버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자연히 서버용 반도체에 강점을 갖춘 반도체기업이 앞으로 성장에 더 유리한 위치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경쟁사의 1분기 실적을 예고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과 메모리반도체 업황 흐름 및 시장 변화에 따른 영향을 공유하는 만큼 일반적으로 실적이 비슷한 추세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론의 서버용 반도체 실적 호조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인텔 낸드플래시사업 인수 성과에 청신호로 꼽힌다.

SK하이닉스가 서버용 SSD 분야에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갖춘 인텔 낸드플래시사업 인수를 지난해 말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서버용 낸드플래시 진출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이 이번 실적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서버용 반도체 수요 증가가 메모리반도체 실적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에 이런 효과가 이전보다 더 비중 있게 반영됐을 공산이 크다.

메로트라 CEO가 서버용 반도체시장의 중장기 성장성을 자신한 만큼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인수효과도 앞으로 중장기 실적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3분기 자체 매출 전망치를 85억~87억 달러로 제시하며 실적 증가세가 최소한 상반기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서버용 반도체시장 호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 실적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데이터서버에 쓰이는 D램과 SSD 등 반도체는 수익성이 높은 데다 한꺼번에 수요가 대량으로 발생해 모바일 등 다른 분야의 반도체 수요 부진을 만회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이션 여파로 세계 스마트폰시장이 역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버용 반도체 호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과 주가에 모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29일 미국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하루만에 2.74% 상승해 장을 마감했다. 마이크론의 실적발표 뒤 장외시간 거래에서는 주가가 더 뛴 상태로 거래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