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한국전력의 재무구조 악화가 전력 생산에 필요한 원가를 제대로 요금에 반영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정 사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전력의 고질적 영업적자 원인을 묻자 "적정원가와 적정보수를 보장하도록 하는 공공요금 산정원칙이 있다"며 "전력생산에 필요한 원가를 제대로 요금에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정승일 "전기요금에 원가 반영 못해 한국전력 적자, 방만경영 아니다"

▲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 의원이 영업적자뿐 아니라 에너지 수급을 위해서도 정치적 논리에 흔들리지 않고 원가를 반영한 정의로운 요금체계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하자 정 사장은 "공감한다"고 답변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전력의 방만경영이 재무구조 악화의 원인이라고 봤다.

이와 관련해 정 사장은 "조금이라도 긴축할 수 있는 부분은 하겠지만 방만경영 때문에 적자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정 사장은 "국제유가는 한국전력의 경영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도 요금이 유가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정이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따른 전기요금 변동 요인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정 사장은 "신재생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려면 비용증가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기술적 진보 속도 등에 관한 판단이 어려워 탄소중립 목표달성 비용을 추계하는 것은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비용 증가 일정분을 세대 사이에 어떻게 공평하게 분담시킬지와 관련한 논의가 있어야 하며 정부의 계획이 확정되면 충분히 고민해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 망 사용료 부과체계 개편을 통해 전력 생산과 소비를 일치시켜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정 사장은 "관련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망 사용요금제의 합리적 개편은 필요하지만 지역별 차등 요금제는 여러가지 고려할 측면이 있고 추가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한국전력이 위탁받아 KBS수신료를 걷는 것을 놓고 정부의 편의를 위한 불공평한 처사이며 전기료와 KBS수신료를 분리 징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사장은 "수신료 징수는 한국전력의 경영상황에 따라 결정된 것이 아니며 당시 KBS가 별도 수신료 징수체계를 갖추는 것과 관련된 경제적 판단 때문이었다"며 "분리징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