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XM3의 유럽시장 안착에 힘입어 경영 정상화에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XM3는 과거 르노삼성차의 수출을 이끌었던 닛산 로그처럼 판매량 확대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차 XM3 수출로 판매 전성기 다시 한번, 경영정상화 가는 핵심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대표이사 사장.


11일 르노삼성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XM3 수출물량은 르노그룹의 본사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올해 연간 6만 대를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으로 XM3를 3만7781대 수출한 만큼 단순 계산하면 남은 3개월 동안 월평균 7407대씩 수출하면 된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9월에만 XM3를 9069대 수출했다. XM3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만큼 올해 6만대 돌파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 해도 르노삼성차가 2019년까지 위탁생산했던 닛산 로그를 완전히 대체할 만한 수준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르노삼성차의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은 연간 8만~12만 대 수준으로 과거 르노삼성차의 판매 전성기를 이끌었다.

르노삼성차는 2011년과 2012년 영업손실을 보면서 한때 경영위기를 겪었다. 다만 2013년부터 영업이익 171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한 뒤에 2014년부터 영업이익이 대폭 늘었는데 이 배경에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있었다.

닛산 로그는 2014년 8월 첫 생산돼 2015년 11만7560대, 2016년 13만6309대, 2017년 12만3202대, 2018년 10만7208대, 2019년 6만9980대 만큼 수출돼 르노삼성차 전체 판매량을 이끌었다.

다만 르노삼성차가 사실상 올해 하반기부터 XM3 유럽 수출을 본격 확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6만 대 돌파를 올해 유럽 자동차시장 안착에 가늠자로 볼 수 있다.

르노삼성차는 3월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등 4개 국가에 사전 진출한 이후 6월부터 XM3의 하이브리드모델을 새로 추가하고 판매지역도 28개 국가로 확대했다.

시뇨라 사장으로서는 올해 유럽 자동차시장에서 XM3를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일이 핵심과제다.

XM3 유럽 수출이 현재 초기단계지만 르노삼성차 내수 부진을 벌충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XM3 수출물량 확대가 사실상 경영 정상화를 이끌 가능성이 크다.

실제 9월 판매량을 살펴보면 르노삼성차는 내수에서 4401대를 파는데 그쳤다. 2020년 9월보다 25.8%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판매량은 1만4747대로 1년 전보다 판매량은 99.7%나 늘었다. XM3 수출이 판매량 확대을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완성차 5사 가운데 9월 판매량이 늘어난 곳은 르노삼성차가 유일하다.

시뇨라 사장도 여러 행사에서 꾸준히 XM3의 유럽 안착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시뇨라 사장은 직원들에게 줄곧 “XM3의 유럽 성공을 위해서 초도물량 납기와 볼륨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가 유럽 고객으로부터 최종적 선택을 받기 위해서 반드시 초도물량을 일정대로 딜러에게 인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수익성 강화에 힘을 주고 있는데 XM3의 수출 확대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문제를 차지하더라도 르노삼성차는 올해 내수에서 기존 모델의 연식변경을 제외하고 별다른 신차를 출시하지 못했다.

물론 올해 링크앤코와 친환경차 위탁생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지만 아직까지 협력 초기 단계인 만큼 내수에서 신차 공백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링크앤코는 중국 지리자동차와 스웨덴 완성차 브랜드 볼보가 합작해 설립한 합작회사로 올해 8월 르노삼성차와 링크앤코, 르노그룹 등과 친환경차 개발 및 위탁생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르노그룹 경영전략에서도 수익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초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희망퇴직까지 실시하면서 고정비를 줄였지만 결국 판매량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수익성 강화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로 8년 만에 영업손실(796억 원)을 보면서 적자전환한 만큼 빠르게 흑자경영을 회복하는 일이 중요하다.

더구나 르노그룹은 올해 2월 그룹 차원에서 친환경차 등 미래 모빌리티로 전환하기 위해 수익성 강화를 주요 경영목표로 설정했다.

당시 한국이 인도 법인과 함께 수익성을 강화해야하는 지역으로 꼽혀 시뇨라 사장으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닛산 로그 생산 종료 이후 줄어든 수출물량을 XM3가 어느 정도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