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하나금융 청소년 공익재단 추가, 김정태 ESG 안착 의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가운데)이 3일 서울 마포구 H-PULSE에서 열린 청소년그루터기재단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하나금융그룹에 청소년을 위한 공익재단을 신설하고 이사장에 올랐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를 향한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태 회장은 3일 하나금융지주가 출연해 설립한 청소년그루터기재단의 이사장을 맡았다.

하나금융그룹이 공익재단을 새로 설립하는 것은 2008년 하나미소금융재단과 하나학원을 설립한 이후 13년 만이다. 김 회장체제에서 공익재단 출범은 처음이다.

하나금융그룹은 기존에 그룹 산하 공익법인으로 하나금융공익재단, 하나미소금융재단, 하나금융나눔재단, 학교법인 하나학원을 뒀다. 각각 이진국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함영주 부회장, 김각영 전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과거 하나은행장 시절 하나미소금융재단 이사장을 지낸 적은 있으나 회장에 오른 후에는 재단 이사장을 맡지 않았다.

이번에 임기를 1년 남기고 새 공익재단을 설립하면서 이사장을 겸임하게 됐다.

그만큼 김 회장의 ESG경영을 뿌리내리기 위한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회장은 2021년을 ESG경영 원년으로 선포하고 중장기 비전인 ‘내일을 위한 큰 걸음(Big Step for Tomorrow)를 실천해 가고 있다.

4월에는 ESG 중장기 추진목표 ‘2030&60’과 ‘제로&제로’ 비전을 선포했다.

당시 환경(E)분야에서 탄소배출과 석탄 프로젝트금융(PF)을 제로(0)로 만드는 내용, 지배구조(G) 분야에서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자체 지속가능금융체계(Hana-Taxonomy)를 수립하는 등 구체적 실천방안이 제시됐다.

반면 사회(S)분야는 소비자 보호와 금융 접근성을 확대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과제가 제시됐을 뿐 실천계획은 구체화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이번에 신규재단 설립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구체화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전에도 다른 금융지주들과 비교해 한층 폭넓게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다. KB금융이 KB금융공익재단·KB미소금융재단, 신한금융이 신한장학재단·신한은행희망재단, 우리금융이 우리다문화장학재단 등을 두고 있는 것보다 많은 공익재단을 운영했다.

하나금융공익재단이 노인요양시설과 영유아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고 하나금융나눔재단은 불우아동 등을 돕는다. 하나미소금융재단은 저신용·저소득 금융 소외계층을 지원한다.

이번에 청소년 전문 공익재단을 더해 영유아부터 청소년,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 전반, 시니어까지 생애주기 전 단계에 걸친 사회공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재단 사이 연계를 통해 시너지효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김 회장이 사회공헌 활동의 대상으로 청소년을 주목한 부분이 눈에 띈다. 김 회장은 지난 ESG비전 선언식에 이어 이번 재단 출범식까지 홍익대 정문 앞에 위치한 문화공간 H-PULSE에서 여는 등 ESG경영의 초점을 20~30대 MZ세대에 맞추고 있다.

김 회장은 그룹 유튜브채널 하나TV에 직접 출연하고 대학생 홍보대사에게 ESG경영 홍보역할을 맡기는 등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미래세대의 주역인 10대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을 찾아 개인의 삶을 고려한 차별화된 접근으로 선한 영향력의 선도역할을 하겠다”며 “청소년이 사회 구성원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는 자립을 목표로 전인적 성장을 꾀하는 청소년 양육을 이뤄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초대 이사장으로서 재단 안착에 어디까지 역할을 수행할지도 관심사다. 만 70세까지만 회장으로 재직하도록 하는 그룹 내규에 따라 2022년 3월 임기가 끝난다.

하지만 이후에도 재단 이사장으로 남아 재단이 자리잡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회장은 청소년그루터기재단이 하나금융그룹을 넘어서는 지속가능한 재단이 되기를 희망했다.

김 회장은 재단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청소년그루터기재단이 비록 처음에는 하나금융의 도움을 받아 시작하지만 향후에는 국민들의 참여와 관심으로 지속가능한 청소년 전문 재단으로 우뚝 서리라는 확신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