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영업이익에서 올해 정점을 찍을까?

철강업황 호조에 제품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이에 못지 않게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영업이익 올해 정점 찍나, 업황 좋지만 철광석 가격 상승은 변수

▲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하지만 철강업황의 주기를 봤을 때 이제 막 상승 사이클에 올라탄 시기라 포스코 기업가치의 점진적 상승을 낙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시선도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종합한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65조78억 원, 영업이익 6조81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보다 매출은 12.5%, 영업이익은 150% 늘어나는 것이다.

포스코 매출이 65조 원대를 회복하는 것은 2014년 이후 7년 만이고, 영업이익이 6조 원대를 되찾는 것은 2008년 이후 13년 만이다.

포스코가 실적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으로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감산, 유럽과 미국의 빠른 수요 회복에 미치지 못하는 공급량 등이 꼽힌다.

하지만 포스코가 실적 호조의 기세를 2022년과 2023년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를 놓고는 시장에서 의구심이 존재한다.

증권가 전망을 종합하면 포스코는 2022년에 매출 66조6447억 원, 영업이익 5조9643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보다 매출은 2.5%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0.7% 감소하는 것이다.

2023년에는 매출 67조7883억 원, 영업이익 5조9446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전망치보다 매출은 1.7%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0.3% 줄어든다.

영업이익이 사실상 올해를 정점을 찍은 뒤 횡보시기에 접어든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철광석 가격의 급등이 포스코를 비롯한 주요 철강기업의 영업이익 확대를 제한할 수 있는 유력한 요인으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6일 기준으로 톤당 201.88달러를 보이며 사상 처음으로 200달러 선을 넘었다. 3월만 해도 톤당 150달러대를 보였으나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철강기업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며 조선과 자동차기업에 공급하는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제품 가격의 오름폭이 원재료 가격 상승폭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영업이익 증가세가 유지되기 힘들다는 시각들이 나온다.

그러나 중국이 탈탄소화 경제구조를 만들기 위해 철강업계에 본격적으로 손을 대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 공급부족으로 철강업황의 호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제품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있는 원재료비가 미국 최대 철강회사 뉴코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열연의 추가적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는 반면 투입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그는 “공급 제한이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의 버팀목이 될 것이다”며 “중국의 물량 조절이 원재료 가격 상승이 견인하는 제품 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5월부터 철강재 수출 물량에 13%의 증치세(일종의 부가가치세)를 환급해주던 ‘수출 환급세’제도를 폐지했다. 

수출 환급세는 중국 철강기업의 수출을 장려하기 위해 운용하던 제도다. 사실상 중국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내수용으로 돌리겠다는 뜻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자동차 등 철강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철강 수요는 회복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철강 생산량 1위인 중국의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제품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산업이 반도체 공급부족를 극복한 뒤에는 수요가 더 커져 철강 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철강 가격을 놓고 “4월과 같은 가파른 기울기가 지속된다고 기대하기에 무리가 있으나 철강 가격 랠리가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둔다”고 내다봤다.

포스코 주가는 최근 주당 40만 원을 넘보고 있다.

7일 포스코 주가는 전일보다 0.63%(2500원) 오른 39만8천 원에 장을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포스코 주가는 2018년 2월 40만 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3월에는 13만 원대까지 하락했다. 이후 반등했다가 올해 초부터 경기 회복에 따른 철강수요 증가 기대감에 힘입어 최근 석 달 동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