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체질 바꾸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김 사장은 국세청을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토지주택공사의 부동산투기 원천차단시스템과 국민소통체계를 마련하는 등 토지주택공사에 국세청의 DNA를 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오늘Who] 토지주택공사 내부혁신 출발, 김현준 국세청 체질 심는다

▲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7일 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이날 출범한 ‘LH혁신위원회’는 토지주택공사 임직원들의 부동산투기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 집중한다. 

LH혁신위원회는 가장 먼저 부동산투기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예방시스템을 구축한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신도시 후보지 조사 등 부동산정보를 사전에 취득할 수 있는 관련부서 임직원들은 부동산 신규취득이 제한된다”며 “유관부서 임직원들이 취득한 부동산을 사전에 신고·등록하는 제도까지 함께 운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신규취득 자체를 제한하는 것을 두고 임직원들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올 수 있지만 강력한 제도를 통해 토지주택공사를 향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김 사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토지주택공사의 다른 관계자는 “부동산 신규취득을 제한하는 것과 관련해 직원들의 불만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직원들도 이번 기회를 계기로 각종 의혹들을 말끔히 씻어내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주택공사는 퇴직자를 영입한 업체들이 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용역사업을 대부분 수주하고 있다는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를 근절할 수 있는 심사체계를 새로 세우기로 했다. 

토지주택공사가 용역사업을 평가할 때 심사단의 내부위원들이 주도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 토지주택공사 퇴직자를 영입한 회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토지주택공사는 국민들이 직접 토지주택공사를 혁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도록 토지주택공사 홈페이지에 ‘국민참여 혁신방’을 개설해 운영하기로 했다. 
 
토지주택공사가 내놓는 혁신방안에는 김현준 사장이 앞서 국세청을 이끌었던 경험이 녹아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납세행정과 관련해 국민들의 아이디어를 받는 시스템이 이미 구축돼 있다. 

또 탈세예방활동에 참여하고 국세행정 발전방안, 지역·업종별 세원 동향정보를 제보하는 탈세감시단인 ‘바른세금 지킴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세청은 이밖에도 체납정리, 장려세제, 국세청 조직진단 등 여러가지 사안과 관련해 필요할 때마다 국민참여단을 따로 꾸리는 등 국민들의 참여도를 높여 국민들의 신뢰를 쌓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토지주택공사의 한 관계자는 “국민들이 직접 혁신방안 등을 제안하는 제도는 기존에 토지주택공사에 없었다”며 "국민들에게 많은 부분을 개방해 기존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LH혁신위원회 위촉식에서 “국민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장을 지낸 김 사장은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투기 문제가 불거지면서 개혁이라는 특명을 받고 토지주택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특히 정부가 2.4부동산 공급정책을 기반으로 내놓기로 한 수도권 신규택지에서까지 투기정황이 드러나면서 정부가 신규택지 공개를 미루는 등 대규모 주택공급 정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김 사장은 “LH혁신위원회 활동을 통해 혁신방안이 마련되면 차질없이 실천하겠다”며 “특히 2.4공급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흔들림없이 이행하며 토지주택공사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