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HMM 대표이사 사장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데 숨이 가쁘다.

HMM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8위 컨테이너선사로 도약한 만큼 중소기업의 물류대란을 해소하는데 HMM의 역할을 기대하는 시선이 커지고 있지만 기존 선박을 임시선박으로 돌리는 것만으로 벅찬 상황이다.
 
[오늘Who] HMM 임시선박 투입 숨차, 배재훈 국적선사 역할 무거워

배재훈 HMM 대표이사 사장.


29일 HMM에 따르면 보유하고 있는 선박의 운항일정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임시선박을 투입하고 있다.

HMM 관계자는 “아시아 역내 노선 등 다른 노선에서 운항하고 있던 배를 미국 노선, 유럽 노선에 임시선박으로 투입하고 있다”며 “화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양해를 구해 임시선박을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

HMM은 현재 컨테이너선 70여 척을 운영하고 있는데 모든 선박의 운항일정이 잡혀있는 상황에서 임시선박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도 녹록치 않은 상황으로 파악된다.

용선을 통해 임시선박을 마련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HMM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유휴선박이 없는 상황에서 배를 빌리기 어려운 상황을 넘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기업들이 배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수출기업 지원을 두고 국적선사인 HMM의 역할을 기대하는 시선이 늘고 있는 점은 배 사장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해외 컨테이너선사들이 더 비싼 운임을 받을 수 있는 중국에 선적공간을 우선 배정하면서 국적선사인 HMM의 역할이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배 사장이 1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중소기업 수출화물의 원활한 선적을 위해 앞으로도 임시선박을 추가 투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HMM이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세계적 컨테이너선사로 성장한 만큼 중소 수출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외면하기도 쉽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수출입물류 현안 점검 및 상생협의체’ 회의를 열고 해상운임 상승과 선복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을 돕기 위해 국적선사 및 지원기관과 협의해 추가적 지원대책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HMM이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정부가 HMM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의미가 살 수 있다.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HMM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면서 중소선사들의 지원에는 소홀했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배 사장은 임시선박을 투입하기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도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미국 서해안(부산~로스앤젤레스) 12회, 미국 동해안(부산~서배너, 부산~뉴욕) 3회, 러시아 3회, 유럽 1회, 베트남 1회 등 모두 20척의 임시선박을 투입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노선 정기항로 선박에 중소·중견기업 전용 선적공간을 매주 350TEU씩 배정하기도 했다. 

5월부터는 유럽 정기노선에서도 50TEU까지 중소기업에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HMM 관계자는 “국내 대표 선사로서 책임감을 지니고 중소 수출기업의 화물이 차질 없이 운송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