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이 신약 개발에서 언제쯤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장은 ‘세상에 없던 신약을 만들어 세계를 놀라게 하자’는 기치에 뜻에 따라 종근당을 복제약 중심에서 신약 개발로 기업체질을 바꾸는 데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종근당 신약개발로 체질 바꾼다, 김영주 기초체력 바탕으로 투자 계속

▲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장.


23일 제약업계와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종근당은 2~3년 뒤에야 보유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은 표적항암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샤르코마리투스병(CMT) 치료제 등 개발하고 있는 신약 종류가 많다. 

현재 임상 단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신약은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으로 글로벌 임상3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약물의 적용범위가 고위험군 중증환자로 한정돼 있어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종근당은 올해 말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임상2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소세포 폐암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1상도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제약업계는 바라본다. 

종근당은 당초 지난해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임상2a상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이전 등 신약 개발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임상2a상 결과발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신약 개발을 향한 시장의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CKD-506의 임상2a상 결과발표가 지난해 이뤄지지 않아 종근당의 신약 후보물질을 향한 기대감이 크게 줄었다”며 “하지만 연구개발에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 앞으로 2~3년 뒤에는 신약 후보물질에 충분한 가치가 부여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영주 사장은 탄탄한 기초체력을 갖춰둔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약 개발에 계속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은 대형 의약품 도입으로 외형을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한 뒤 해마다 연구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김 사장이 취임한 뒤 종근당의 연구개발비는 2015년 913억 원에서 2020년 1496억 원으로 63.8% 늘었다. 

종근당은 2019년 매출 1조 원의 문턱을 넘어서는 데 성공한 뒤 2020년에도 매출 1조3030억 원을 냈다. 

매출 1조 원 달성은 막대한 신약 연구개발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갖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종근당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6개 의약품의 잠정적 제조 및 판매 중지조치를 받았으나 실적에는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의약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 자릿수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종근당의 2020년 사업보고서를 들여다보면 이번에 잠정적 판매중지를 받은 의약품 가운데 리피로우만 주요품목으로 구분하고 매출을 따로 표시해 뒀는데 리피로우의 매출비중은 전체의 3.19%에 그친다. 

종근당은 복제약 중심의 성장전략이 더는 통하지 않자 2015년 김영주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돼 신약 개발을 추진했다.

김 사장은 약사출신도 아니고 외부 인사였던 만큼 당시 종근당 안팎에서는 ‘파격인사’라는 평가도 나왔다.

김 대표는 고려대 미생물학과 학사와 미국 롱아일랜드 대학원 면역학 석사학위를 받고 스미스클라인, 릴리,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