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가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 신기술을 앞세워 부활할 수 있을까?

18일 싸이월드 운영사 싸이월드제트에 따르면 5월 서비스 재개를 앞두고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추억의 싸이월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앞세워 부활할 수 있을까

▲ 싸이월드 로고.


싸이월드제트에서 블록체인 메인넷을 구축한 뒤 이를 기반으로 파트너사들의 여러 콘텐츠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일정 시간 확정된 온라인 거래내역을 담은 ‘블록’을 잇달아 연결해 네트워크의 모든 참여자에게 전송한 뒤 각자의 디지털장비에 분산·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메인넷은 완전하게 개발·구축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말한다. 이 메인넷을 기반으로 가상화폐를 비롯한 블록체인 기반 자산들의 거래가 이뤄지게 된다.

싸이월드제트는 블록체인과 관련해 어떤 서비스를 도입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자체 가상자산 발행과 대체불가 토큰(NFT) 거래 등을 예시로 든 적 있다. 

기존 싸이월드 이용자는 ‘도토리’라는 자체 화폐를 통해 SNS인 ‘미니홈피’ 화면을 꾸미거나 배경음악 등을 구매할 수 있었다. 

싸이월드제트는 이 도토리를 일부 게임사의 게임 내 재화로 바꿔서 쓸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도토리를 대체할 가상화폐 발행도 예고했다. 

대체불가 토큰과 관련해서는 싸이월드제트가 구상하는 3차원(3D) ‘미니미’와 ‘미니룸’에 관련된 서비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니미는 미니홈피 메인 화면에 노출되던 이용자의 아바타를 말한다. 미니룸도 메인화면에 나오면서 가상의 자기 방을 꾸밀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싸이월드제트는 미니미를 기존의 2차원(2D) 캐릭터뿐 아니라 3차원으로도 구현할 계획을 세웠다. 이 3차원 미니미를 바탕으로 메타버스를 구현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메타버스는 현실과 융합된 3차원 가상공간을 말한다. 

넓게 보자면 기존 싸이월드도 미니미와 미니룸을 통해 현실 친구와 가상공간에서 교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의 초기 형태로 볼 수 있다.

최근 3차원 가상현실 게임 등 메타버스세계에서 대체불가 토큰이 화폐처럼 쓰이는 사례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싸이월드제트도 비슷한 사업모델을 들고 올 수 있다. 

대체불가 토큰은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해 사진, 동영상, 미술품, 게임 아이템, 비상장주 투자확인서 등의 디지털자산에 일련번호를 부여해 특정 사람에게 소유권을 주는 기술을 말한다.

싸이월드제트 관계자는 “메인넷 기반으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며 “이를 통해 싸이월드의 메타버스 버전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싸이월드가 이런 신기술을 통해 이전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싸이월드는 2008년 3차원 미니홈피 ‘미니라이프’를 내놓았다. 서비스 초반에는 이용자 280만 명을 모으는 등 선전했지만 열기가 식으면서 결과적으로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 뒤 문을 닫았다가 2019년 한 차례 부활했을 때는 가상화폐 ‘클링’을 내놓았다. 싸이월드 이용자가 활동에 따라 포인트를 받으면 이 포인트를 클링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모델을 내세웠다. 그러나 싸이월드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클링도 사실상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싸이월드제트 구성원을 살펴봐도 신기술서비스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싸이월드제트는 의료기기사 인트로메딕과 엔터테인먼트사 스카이이앤엠, 비공개 투자사 3곳 등 전체 기업 5곳의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됐다. 

이와 관련해 싸이월드제트는 IT전문기업과 협업을 통해 신기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싸이월드제트는 새로운 싸이월드 개발과 관련해 가상현실(VR) 전문기업 에프엑스기어와 손잡았다.  또 MCI재단과는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협력하고 있다. MCI재단은 글로벌 동영상플랫폼 틱톡의 파트너사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