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완전 민영화계획이 올해는 실행될 수 있을까?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 올해 1분기부터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완전민영화 올해는 물꼬 트이나, 실적과 주가 다 좋아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회복되며 우리금융지주 완전 민영화계획 실행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금보험공사는 2001년 우리금융지주에 지원한 공적자금 잔여분으로 우리금융지주 지분 17.25%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은 금융위원회 산하 행정기관인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회복되고 있어 계속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매각여건이 마련되면 매각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019년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계획을 세웠다. 2020년부터 시작해 2023년까지 전부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은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낮아지며 공적자금 원금 회수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지분 매각을 위한 우리금융지주의 대내외 조건이 나아지고 있어 매각계획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의 핵심은 공적자금 원금 회수다. 예금보험공사는 2001년 우리금융지주에 12조8천억 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한 뒤 공모, 블록세일을 통한 지분 매각, 과점주주 매각 및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11조1천억 원을 회수했다. 

앞으로 1조7천억 원가량 회수해야 할 공적자금이 남아있는 셈인데 그동안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공적자금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적정 주가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원금 회수가 가능한 주가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4월5일부터 1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7일에는 장중 52주 신고가인 1만850원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더해 최근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적정주가가 낮아지며 우리금융지주 주가와 차이가 더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배당금 수령액을 공적자금 회수분에 넣는다.

우리금융지주는 3월 말 주주총회를 열고 2600억 원을 2020년 배당금으로 결정했다. 예금보험공사는 배당금을 통해 440억 원가량의 공적자금을 회수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공적자금 원금 회수를 위한 적정주가는 1만1990원으로 낮아졌다. 정부는 2019년 우리금융지주 완전 민영화계획을 발표할 당시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1만3800원 수준에 이르러야 공적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추산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1분기 실적 개선에 힘입어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는 점도 매각계획 실행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우리금융지주 목표주가를 1만2천 원에서 1만3500원으로 높여 잡으며 "(우리금융지주)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60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할 것"이라며 "시장 예상치인 4884억 원을 20% 이상 초과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앞서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 등도 리포트를 통해 우리금융지주가 1분기에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계획에 물꼬가 트이면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는 등 기업가치도 더 오를 수 있다.   

8일 기준 금융지주들의 외국인 보유 주식비율을 살펴보면 우리금융지주 25.87%, 하나금융지주 68.69%, 신한금융지주 60.20%, kb금융지주 69.00% 등이다. 완전 민영화 이슈는 외국인들이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순매수하지 않는 주요 배경으로 꼽혀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앞서 과점주주체제로 전환하며 민영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최대주주가 예금보험공사인 상황에서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긴 어려울 것"이라며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매각을 시작하면 완전 민영화 기대감이 커져 외국인 투자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