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코로나19 위기를 넘어서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발걸음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 공격적 인수합병(M&A)과 사업 다각화 등 투자를 통해서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데스크리포트] 4월 기업 동향과 전망-유통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경쟁무대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지면서 기업들은 저마다 온라인사업 경쟁력 확대에 사활을 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인수합병 전략을 재가동했다.

롯데쇼핑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중고나라 지분을 인수하는 등 부진했던 이커머스사업 강화를 추진한다.

또 롯데지주는 엔지켐생명과학 등 바이오사업에 지분투자를 해 사업성을 확인한 뒤 관련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들어 프로야구 구단 SSG랜더스를 인수한 데 이어 이마트 자회사 SSG닷컴이 여성패션숍 W컨셉을 사들였다. 여기에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50%를 매입해 100% 자회사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도 기업가치가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놓고 롯데쇼핑과 격돌할 준비를 하고 있다.

CJ그룹은 바이오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었다.

CJ그룹은 그린바이오에서 거둔 자신감을 바탕으로 화이트바이오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960년대부터 그린바이오사업에 뛰어들었는데 라이신, 트립토판, 발린, 핵산, 농축대두단백 등 5개 품목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화이트바이오부문을 사내 독립조직(CIC)로 개편하고 이승진 전 롯데BP화학 대표를 사내 독립조직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CJ그룹은 이와 함께 경영권 승계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그룹이 중고거래 플랫폼과 바이오사업까지 진출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며 사업 다각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을 앞세워 국내 1위 온라인 중고거래업체 ‘중고나라’에 300억 원을 투자하며 지분을 확보했고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롯데그룹은 중고나라 인수를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 마트, 편의점, 영화관, 놀이동산 등 롯데의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안전한 중고거래를 유도할 수도 있다.

바이오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최근 코스닥 상장사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일부를 인수해 2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롯데는 엔지켐생명과학과 별도의 조인트벤처(JV)도 설립할 예정인데 투자금액은 조인트벤처와 지분 인수 등을 합쳐 1500억 원 규모 이상이 될 것으로 유통업계는 바라본다.

롯데쇼핑은 이달 중으로 사회적책임(SRI)채권을 발행한다. 발행액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다른 계열사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1천억 원 안팎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롯데지주와 롯데렌탈 등이 ESG채권을 발행했다.

◆ 신세계 이마트 

신세계그룹이 4월 오픈마켓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SSG닷컴은 20일부터 오픈마켓을 시범운영하고 상반기 중에 정식으로 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오픈마켓은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개인사업자가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취급 상품 수와 거래액 확대, 수수료 수익 창출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들어 잇따라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를 주도하고 있는데 이런 행보는 급변하는 유통시장에서 부족한 온라인 기반을 채우는 동시에 비교적 탄탄한 오프라인 역량을 굳혀 '유통 강자' 지위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올해 이마트를 통해 프로야구단을 인수한 데 이어 SSG닷컴을 통해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W컨셉을 사들였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여기에 스타벅스 미국 본사가 지닌 스타벅스코리아의 나머지 지분 50%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업체의 지난해 거래액은 네이버 27조 원, 쿠팡 22조 원, 이베이코리아 20조 원, 11번가 10조 원, 위메프 7조 원, 티몬 5조 원, 카카오 4조6천억 원, SSG닷컴 3조9천억 원 등으로 추정된다.

◆ CJ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권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CJ올리브영은 CJ그룹의 승계작업에서 중요한 자금줄인데 오너일가가 보유한 CJ올리브영 지분 정리 작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CJ올리브영은 2022년 상장을 목표로 프리IPO(상장 전 지분매각)를 통해 투자를 유치했다. 

CJ올리브영은 3월16일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매 대금 4142억 원을 받고 지분 매각작업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는 주식매매계약을 맺고 CJ그룹 오너일가가 보유 중인 CJ올리브영 지분 44.07% 가운데 25% 가량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 회장의 두 자녀 이경후 부사장과 이선호 부장은 CJ올리브영의 지분 일부를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에 넘기면서 각각 1018억 원, 392억 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두 자녀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이 회장으로부터 받은 CJ 주식의 증여세 납부에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2020년 4월 이재현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CJ 신형우선주 184만1336주를 이 부사장과 이 부장에게 92만여 주씩 증여했다. 이에 따른 증여세는 600~7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