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롯데푸드 대표이사가 구원투수로 발탁됐다.

롯데푸드의 새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이 대표는 가정간편식시장을 공략해 실적회복의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롯데푸드 대표 순혈주의 깬 이진성, 확 바꾸기 요구받다

▲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이사 내정자.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진성 대표의 발탁은 롯데푸드 실적정체를 타개하기 위해 순혈주의를 깨는 젊은 대표가 필요하다는 신동빈 회장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 대표는 올해 52세로 동원F&B, CJ제일제당 등 식품회사를 거친 뒤 2009년 롯데미래전략센터 산업연구팀에 영입돼 전통적 롯데그룹 출신이 아니다.

이 대표의 전임인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는 1986년 롯데제과에 입사해 35년을 롯데그룹에서 근무한 롯데맨이다.

신 회장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롯데푸드에 변화가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모든 계열사의 임원이 공채출신일 만큼 ‘순혈주의’가 강했는데 올해 인사에서는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다.

특히 이 대표가 동원F&B와 CJ제일제당을 거쳐 롯데미래전략센터 연구소장까지 역임했던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원F&B와 CJ제일제당은 모두 가정간편식에서 선두권에 있는 식품기업이다. 동원F&B는 ‘양반’으로, CJ제일제당은 ‘비비고’를 브랜드로 국내외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반면 롯데푸드는 빙과, 식용유지, 육가공식품 등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고 간정간편식사업은 이제 막 시작한 단계다.

이 때문에 롯데푸드는 올해 3분기까지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대상, 동원F&B 등 경쟁 식품기업들이 코로나19로 늘어난 집밥 수요를 끌어들이며 성장한 것과 달리 실적이 감소했다.

롯데푸드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4%, 7% 줄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빙과시장은 저출산으로 주요 소비층인 유소년기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육가공식품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져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 대표는 롯데미래전략센터 연구소장을 거치며 롯데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찾아왔던 만큼 롯데푸드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가정간편식시장 확대로 롯데푸드의 실적 반등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푸드는 현재 가정간편식을 생산하기 위해 930억 원을 투자해 김천공장을 증설하고 있는데 2021년 4월에 완공된다. 증설된 라인에서는 냉동만두 등의 가정간편식을 생산하게 된다.

CJ제일제당, 풀무원, 해태 등이 과점하고 있는 냉동만두 등 냉동 가정간편식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1조2천억 원에 이른다. 최근 냉동만두는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아지고 있고 코로나19 확산의 수혜까지 입으며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롯데푸드는 2019년 의성마늘 롤만두를 출시했고 올해에도 의성마늘 얇은피 왕교자를 내놓는 등 만두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 대표는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부문을 강화하는 전략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푸드는 현재 B2B(기업 사이 거래)부문 비중이 더 큰 데 이 때문에 코로나19에 상대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롯데푸드는 B2C제품으로 2019년 4월 ‘제로미트’ 브랜드를 론칭해 현재 너깃, 크로켓, 함박스테이크 등으로 제품 수를 확대하며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며 “2021년 4월 완공되는 김천 공장에서의 간편식 자체생산을 늘리면 원가율도 개선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