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경기도에서 지자체 금고 약정을 놓고 시중은행을 상대로 기존의 아성을 지키는 데 힘쓰고 있다.

반면 부산에서는 8년 만에 부금고 탈환을 위해 KB국민은행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자체 금고지기 경쟁 후끈, NH농협은행 경기도 '수성' 부산은 '공성'

▲ 손병환 NH농협은행 은행장.


6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르면 9월 안에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도금고를 맡을 금융기관 모집 공고가 나온 뒤 도금고 선정절차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1월까지 제안서 접수가 이뤄지고 최종 결과는 12월 안에 발표된다. 현재 금고 약정기간은 2021년 3월31일까지다.

경기도는 2020년 기준 일반회계로 23조5878억 원, 특별회계로 3조4천441억 원 등 27조 원이 넘는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NH농협은행이 일반회계(주금고)를 맡고 있는데 우리은행의 도금고 도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2016년 경기도금고 선정 과정에서 일반회계 부문에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의 2파전, 특별회계 부문에는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의 3파전이 벌어진 바 있다.

도금고 외에도 시금고 선정 과정도 한창이다.

NH농협은행은 최근 과천시, 광주시, 군포시, 동두천시, 시흥시, 안산시, 안성시, 안양시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예산을 운영하는 금고 약정을 체결했다.    

올해 NH농협은행과 금고 계약이 끝나는 남양주시, 성남시, 화성시, 여주시도 곧 금고 운영 은행을 선정한다.

그동안 NH농협은행은 수원시를 제외하고 경기도(일반회계)와 나머지 30개 시군의 금고를 맡아 왔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 지자체 금고 지정이 공개입찰로 바뀌기 이전부터 많은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금고 역할을 맡아온 만큼 운영 노하우 및 인프라가 풍부하다”며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지자체의 금고 운영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NH농협은행이 경기도 도·시금고를 계속 맡아 아성을 지켜왔다. 하지만 수조 원 규모의 예산 등 메리트가 워낙 커 경쟁사들도 도전하는 만큼 NH농협은행으로서는 지키면 본전이지만 한 곳이라도 빼앗기면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은 경기도에서 수성을 하고 있다면 부산시에서는 부금고 자리를 두고 KB국민은행을 상대로 공성을 하고 있다.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은 최근 부산시 부금고 공모에 각각 신청서를 접수했다. 부산시는 9월 중순 심의위원회를 거쳐 9월 말 금고 운영기관을 확정한다.

NH농협은행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부산시 부금고를 맡아오다 2013년 KB국민은행에 부금고 자리를 내줬다. 

이에 NH농협은행은 지난해 40억 원을 들여 부산시민공원에 시민숲을 조성하고 부산시에 기부하는 등 지역과 함께하는 금융기관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8년 만에 부금고 탈환을 노리고 있다.

다만 KB국민은행도 8년 동안 안정적으로 부금고를 운영해온 점과 그동안 부산에 공을 들이며 부산시와 꾸준히 교류를 쌓아온 점을 내세우고 있어 NH농협은행의 도전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KB국민은행은 계열사 KB캐피탈을 동원해 리스차량 소재지를 부산으로 대거 옮기면서 지난 4년 동안 취득세와 자동차세 등 지방세 수입에 1천억 원을 기여했다.

KB국민은행이 주최하는 취업박람회 ‘KB굿잡’도 2016년과 2019년 두 차례 부산에서 열렸다.

부산시의 예산은 올해 기준으로 각종 기금을 합쳐 모두 13조7천억 원에 이르는데 30%인 4조1천여억 원을 부금고가 관리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