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배달앱 쿠팡이츠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상위 기업들의 숨 고르기를 틈타 빠르게 시장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박대준 쿠팡 신사업부문 대표이사가 수익보다는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쿠팡의 전략을 이어가면서 기존 상위 기업들이 독식하고 있던 배달앱시장에 균열을 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박대준, 배달의민족 요기요 주춤한 틈타 쿠팡이츠 점유율 확대 공격적

▲ 박대준 쿠팡 신사업부문 대표이사.


29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6월 쿠팡이츠 사용자는 39만1244명(구글플레이 기준)으로 1월(18만2838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에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사용자 수는 큰 변동없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쿠팡이츠만 유독 크게 뛰었다.

6월 기준 배달앱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배달의민족 56%, 요기요 34%, 쿠팡이츠 1% 가량으로 추산된다.

여전히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1, 2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 요기요와 비교하면 시장점유율 차이는 매우 크지만 그래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이츠는 쿠팡이 2019년 4월 첫 선을 보인 음식 배달서비스였지만 그동안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던 만큼 2019년 국내에서 철수한 ‘우버이츠’의 뒤를 잇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부쩍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이츠가 가맹 음식점과 고객에는 배달 수수료를 깎아주고 배달 노동자에게는 높은 배달수수료를 지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공을 들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쿠팡의 3인 대표이사체제에 박대준 쿠팡 신사업부문 대표이사가 새롭게 이름을 올리면서 더욱 시장 점유율 확보에 힘쓰는 모습이다.

박 대표는 쿠팡이츠와 로켓배송 마켓플레이스 등 쿠팡의 신사업을 책임지고 있는데 이미 2012년부터 쿠팡 정책담당을 맡아 로켓배송과 쿠팡이츠 등 쿠팡의 주요 신사업을 꾸려왔다.

박 대표는 쿠팡이츠에서 당장 이익을 거두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서비스지역을 확대하며 꾸준히 외형 성장을 꾀하고 있다.

비용 절감 또는 수수료율 인상 등으로 이익을 쫓기보다는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계획된 적자 아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쿠팡의 성장전략을 그대로 밟고 있다.

쿠팡이츠는 그동안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6월 서울 모든 지역으로 서비스지역을 넓힌 데 이어 8월부터는 경기도로 서비스지역을 확대할 준비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쿠페이(간편결제), 쿠팡캐시(현금 예치금) 등 핀테크사업보다는 ‘온라인 배송’이라는 쿠팡의 본연의 경쟁력과 관련된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1, 2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이 기업결합심사를 앞두고 마케팅 등 분야에서 숨을 죽이고 있다는 점도 쿠팡이츠의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에 도움이 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요기요 및 배달통 운영사)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지분 87%를 인수하기로 하고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 등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배달앱시장 점유율이 98%를 웃돌 것으로 추산돼 독과점 문제로 공정위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민주노총,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은 7월 공정위에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결합 불허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은 이런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대규모 마케팅이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수료율 인상 등 움직임을 보이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

반면 쿠팡이츠가 점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지금 상황이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 입장에서도 나쁘지는 않다.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배달앱시장이 경쟁자가 없는 독점시장이라는 인식을 깨야하는데 쿠팡이츠 등의 약진이 경쟁 진입장벽이 낮다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중소형 배달기업은 물론 지자체들도 연이어 배달앱서비스를 내놓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굳건했던 배달의민족와 요기요의 입지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어 이후 시장 판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